화제의 전기차, 왜 '화재'의 아이콘 됐을까

지용준 기자 2021. 1.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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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전기차, 해결책 없나①

[편집자주]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코나EV)과 쉐보레 볼트EV 구매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코나EV는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잇단 화재 사건을 조사한 지 3년째임에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화재사고로 논란이 된 볼트EV는 미국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배터리 문제로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코나EV 모델에 대한 국토부의 리콜이 결정되면서 배터리 셀 내부의 문제일 것이라는 추정이 잇따랐다. 이후 볼트EV도 배터리 관련 리콜을 발표했다. 이에 두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정면으로 반박한 가운데 화재 원인은 미궁으로 빠졌다. 원인을 못 밝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기술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인지 들춰봤다.

대구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현장./사진=로이터

인기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리콜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배터리 부위에서 화재가 잇따랐음에도 그 원인과 책임을 두고 당사자인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애꿎은 전기차 운전자의 불안만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을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EV)과 쉐보레 볼트EV는 나란히 수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배터리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이상 여부를 살피고 충전량을 줄이는 등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조치다. 두 차종에 탑재된 배터리를 만든 회사는 공교롭게도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위험하다?


코나EV의 화재 사고를 놓고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조사는 2019년 9월26일 시작돼 해를 두 번이나 넘겼다.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는 물론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까지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마저도 코나EV 제작 결함 조사에서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어 사실상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볼트EV도 미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밝혀진 것은 없다.

코나EV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다. 현대차 연간 판매량 추이에 따르면 코나EV는 2018년 4월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3만2846대와 해외 9만590대 등 누적 판매량만 12만3436대에 달한다.

하지만 연이은 배터리 화재 사고는 잘 나가던 코나EV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포함해 해외 완성차업체가 만든 전기차에서도 불이 난 사고는 다수 있었지만 유독 코나EV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랐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사고는 16건에 이른다.

결국 국토부는 지난해 10월8일 국내에서 코나EV 2만5564대를 현대차가 자발적으로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북미 1만1000여대 ▲유럽 3만7000여대 ▲중국 등 기타 지역 3000여대까지 포함해 총 7만7000여대 리콜을 공식화했다. 코나EV 리콜 규모는 현대차 전체 전기차 판매 대수의 62.3%를 차지한다.

당시 국토부는 리콜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내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 원인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배터리 셀을 모아서 배터리 팩을 만들고 이를 전기차에 탑재한다. 당시 LG화학은 “셀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배충식 카이스트 공과대학장은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태생적으로 화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모바일기기·랩톱(노트북)·자동차 등 리튬이온 배터리는 압력이나 온도가 올라가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이 근본적 한계”라고 위험성을 설명했다.
코나EV 화재 사고 이력./그래픽=김민준 기자


발등에 불 떨어진 LG에너지솔루션


코나EV와 볼트EV 화재의 공통점은 ▲충전 중이거나 완전히 충전(100%)됐을 때도 불이 났다는 점 ▲화재가 시작된 지점이 ‘배터리 부근’이라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해당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들었다는 점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차종이 두 차종뿐인 것은 아닌 만큼 공교롭게 겹친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파악은 정부 조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잇따른다.

배터리 공급사 LG에너지솔루션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토부 리콜 발표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연 실험은 특정된 상황을 똑같이 만들어 결함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실험에서 문제가 된 자동차 결함 원인이 대부분 밝혀진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재연 실험에서 배터리 셀 결함을 전제로 진행했음에도 불이 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나EV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쉐보레 볼트EV의 화재 사고에 제너럴모터스(GM)가 리콜을 결정하면서 배터리 문제라는 의심은 더 커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GM은 쉐보레 볼트EV 6만8677대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GM은 볼트EV에 장착된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거나 충전량이 100%에 가까울 때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화재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리콜을 실시했다.

이런 상황이 LG에너지솔루션을 코너로 몰아간다는 견해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콜 원인 조사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해외에서도 배터리 문제로 리콜이 결정 난 만큼 국내 화재 원인 조사에서 해당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용준_리포트5_쉐보레 볼트EV가 샌디에고 태양 전지판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리콜은 했지만 원인 조사는 어렵다


코나EV와 볼트EV는 현재 리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화재 사고라는 결과에도 배터리 셀 자체 문제인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때문인지 조립 결함인지 정확한 원인 규명은 미뤄지고 있다.

특히 코나EV의 경우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국토부·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3곳 모두 “아직 조사 중인 상태로 조사 경과나 내용 등은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어느 부분에서 발화가 되고 어디가 문제인지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아직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만 했다.

볼트EV의 리콜을 결정한 GM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며 “배터리 용량을 한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임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현상을 보면 주차된 차의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됐거나 완충에 가까웠을 때 발생했다”며 “이에 잠재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파악한 상황이나 아직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리콜 이후 경과 상황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점은 의심스럽다. 원인 미상으로 사건이 유야무야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내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익명의 한 화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게 더 힘들다”며 “배터리 셀을 잘못 만들었을 경우 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상 과부하로 배터리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경우 모두 현대차가 화재 가능성으로 꼽은 배터리 분리막 손상이 가능해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어 “사실 누구의 잘못이라고 꼽을 수도 없다”며 “화재 사고 이후 배터리는 손상된 상태여서 누가 더 잘못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화재 언제 날지 모르는데 아이들 태우겠나”
소비자는 화재 사고에도 원인 규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 분노했다. 코나EV 오너 나민규씨(39·서울)는 “2018년 10월에 차를 인수했다”며 “조용하고 엔진 관련 진동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 아이들과 함께 타기 위해 구매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태우지 못한다. 화재 사고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코나EV 오너의 불만은 안전 외에 재산가치를 침해당했다는 지점에까지 이른다. 나씨는 “중고차로 내놔도 판매되지 않아 현재 어쩔 수 없이 차를 타고 있다”면서 “배터리 관련 리콜만 두 차례 받았다. 리콜 당일 수리하는 분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물어봐도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숨을 지었다.

나씨는 “당초 제조사 측이 발표한 충전시간·충전량·주행거리를 믿고 코나EV를 구입했는데 리콜 이후 불편함이 더 커졌다”고 실망감을 털어놨다. 그는 코나EV 리콜을 빗대어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안전문제가 있어 보강공사를 한 뒤 집이 좁아지고 구조가 달라졌다면 불만이 없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안심하고 전기차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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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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