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 필터는 안전할까? [Weekend 헬스]

정명진 2021. 1. 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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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거품 많고 피 보인다면..
콩팥 '핵심 필터' 사구체 이상 의심해보세요
노폐물 걸러주는 사구체
손상땐 혈액·단백질 그대로 배출
20~30대 젊은층서 많이 발생
조기 발견하면 면역치료로 회복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 줄이고
고혈압·당뇨 있으면 정기검진 추천

'콩팥'이라 불리는 신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하고 혈액 속의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거나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가 바로 '사구체'다.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 신장내과 교수는 14일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은 단백뇨나 갈색 혹은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구체 손상으로 혈뇨·단백뇨 발생

사구체는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가느다란 혈관의 뭉치로 각 신장에 약 100만개씩 존재한다.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는 노폐물은 잘 걸러주지만 혈액이나 단백질은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만약 사구에 손상이 생기면 소변으로 혈액과 단백질이 빠져나가 혈뇨나 단백뇨가 발생한다.

손상이 심해질수록 소변의 단백뇨가 더 많이 나오게 되며 손상된 사구체는 회복되지 않는다. 또 소실되면서 숫자가 감소하면 점차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사구체질환은 20~30대 젊은 연령에서 발생한다. 또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에서 시행하는 소변검사 시스템을 통해 조기 발견이 많이 된다.

사구체 질환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 또는 잘못된 자가면역 반응으로 사구체에 염증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혈뇨와 신기능 감소가 나타나는 사구체신염, 심한 단백뇨로 인해 전신 부종이 발생하는 신증후군 등으로 분류된다. 쉬운 말로 '신장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구체는 다양한 이유로 손상될 수 있다. 혈관 뭉치이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혈관에 손상을 주는 질환들이 오래되면 사구체에 발생할 수 있다.

또 면역학적 손상 역시 사구체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감기 등으로 우리 몸에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특별한 이유 없이 사구체를 공격하거나 사구체에 존재하는 단백질에 항체가 생겨 사구체가 손상되기도 한다. 우리 몸에 쓸데없이 많이 생긴 항체, 특히 IgA 항체들이 사구체에 축적되어 손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초기 치료 쉬워, 방치하면 신장이식도

사구체신염은 종류가 수십가지가 넘는다. 신장증후군, 신장염증후군, 급성신장부전, 만성신장부전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발현될 수 있다.

또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단백뇨가 많이 빠져나가는 사구체신염 종류는 몸이 심하게 붓는 신장증후군으로 병원에 오기도 한다. 염증이 많이 생기는 사구체신염 종류는 부종, 고혈압, 혈뇨, 단백뇨, 신기능 저하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급성신염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심하지 않은 혈뇨, 단백뇨가 지속되면서 점차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만성신염 증후군으로 병원에 방문해 질환을 알기도 한다. 질환 각각의 형태에 따라 결과와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사구체신염은 신장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사구체 질환은 일반 피부염증처럼 간단한 면역치료를 통해 정상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진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점차 굳어져 말기 경화증을 유발하고 평생 투석을 받거나 신장 이식까지 고려해야 한다.

치료는 각각의 조직검사 진단에 따라 서로 다른 맞춤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 약물은 대개 면역억제제 또는 생물학적 제제들이 주로 사용된다. 이미 만성콩팥병이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신장 손상의 진행을 느리게 하고 연관된 합병증을 조절하는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단백질 보충제 장기 섭취 주의

혈뇨, 단백뇨가 나온다면 원인이 사구체신장염이 아닌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2회 정기적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 치료과 함께 저염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주 3~4회, 40~50분 가량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만들겠다고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단백질 보충제 섭취는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 정기적인 혈압 체크 및 정밀 검사를 통해 질병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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