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마이카, 종로로 가줘.. 우린 뒤에서 생일파티 할게
계기판 대신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터치스크린 화면, 목적지 도착 전에 주차 공간을 미리 파악해주는 운영체제, 자율주행 비행체와 채굴 트럭….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인 ‘CES 2021’에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선보인 전기차의 미래다. 코로나 여파로 현대차·도요타 등 일부 완성차 업체가 불참했다. 하지만 GM, 메르세데스벤츠,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이 참가해 온라인 부스를 열었다. 사상 최초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에서 각 업체들은 가상 공간을 무대삼아 자사의 전기차 첨단기술과 미래 청사진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
◇인공지능 탑재… 주차 공간도 찾아준다
벤츠는 대형 전기세단 EQS에 탑재될 차량용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을 선보였다. 폭이 무려 141cm에 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 가장 크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형 화면에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다 담겼다. 기존 대시보드가 있던 자리에는 넓은 스크린이 대신 들어선다. 운전자뿐 아니라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도 편하게 눈앞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고 이용할 수 있다. 차세대 하이퍼스크린은 버튼이 없는 만큼 사용자가 조작을 덜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운전자가 주행 중 ‘저기 식당 이름이 뭐야’ ‘앞 건물 이름이 뭐야’ 등 질문을 하면 화면에 정보가 자동으로 뜬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말하지 않아도 할 일 목록, 생일 알림, 마사지 프로그램 제안 등 상황별로 운전자 혹은 동승자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20가지 이상 기능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벤츠는 “운전자가 산만해지지 않게 적절히 추천하는 것이 우리의 기술”이라고 했다.
BMW는 자사의 전기차 iX에 탑재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차량용 운영체제(OS) ‘BMW 아이드라이브’를 공개했다. 아이드라이브 시스템에서는 클라우드를 통한 차량 간의 통신이 가능해진다. 인근 BMW 차량으로부터 도로 상황 정보 및 경고를 전송받는다. 목적지 근처에 다다르면 주변 주차 공간도 미리 확인해주는 식이다. 또한 차량 내외부 센서를 개선해 운전 및 주차 보조 기술이 더욱 향상됐다고 BMW는 밝혔다.
◇배송로봇부터 플라잉카까지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GM이었다.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로 전시를 꾸민 GM은 소형 운반 로봇부터 배송용 전기밴, 내부가 거실처럼 꾸며진 자율주행 셔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1인 드론까지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한 이동 수단 종합 세트를 선보였다. GM은 1회 충전으로 최대 700km를 갈 수 있는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캐딜락 리릭과 셀레스틱, 쉐보레 볼트 EUV와 GMC 험머 EV도 공개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가상의 차량 전시장을 차렸다. 여성 홍보대사가 나와 차량과 미래 콘셉트카 등을 설명한다. 온라인으로 접속한 참가자가 전시된 차량의 외장 색상도 바꿀 수 있다. 차 문을 열고 실내 및 세부 옵션도 살펴볼 수 있다. 지프의 그랜드 왜고니어 콘셉트, 전동화 된 지프 랭글러 4XE, 닷지 램 픽업트럭 등 12대가 전시돼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가상 전시장에는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돼 컴퓨터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한 만도는 ‘이동의 자유’를 주제로 ‘자유 장착형 첨단운전 시스템’을 소개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의 섀시와 운전대를 전기신호로 연결해 운전대를 필요할 때만 꺼내 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자동차의 상체와 하체를 세계 최초로 분리한 기술로 자율주행차 설계를 훨씬 더 자유롭게 만들었다. 자율주행차를 사무실이나 카페처럼 생활 공간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최대 건설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2층 건물 높이에 달하며 무게는 285톤인 자율주행 중장비 차량을 선보였다. 광산과 야적지를 반복해서 오가는 건설기계 특성상 운전자 피로를 줄여 일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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