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업 출범
현대차가 최근 미국에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 법인을 설립했다. 2026년부터 물류 현장에 도심 항공기를 투입하는 사업을 벌인다. 2028년엔 주요 도시에서 여객용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UAM 사업을 총괄하는 신재원 사장(UAM 사업부장)은 지난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시장은 반드시 열려야 하고, 이 사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회사는 현대차그룹뿐”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UAM 사업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는 소형 비행기로 복잡한 도심 내 이동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사업이다. 시장 규모가 2040년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재원 사장은 미국에서 기계공학 석·박사를 마치고 1989년 미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해 2008년 동양인 최초로 2인자 자리인 항공연구총괄본부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1년간 본부장을 지낸 뒤 2019년 9월 현대차에 영입된 그는 빠른 속도로 현대차 UAM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 사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2026년 물류', ‘2028년 여객' 도심항공기를 상용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한국·미국·동남아 등 전 세계가 무대다. 현대차는 미국과 한국 본부를 따로 차린 뒤 각각 여객용 기체와 물류용 기체를 개발 중이다. 또 최근 미국에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 법인 등록을 마친 뒤, 실리콘밸리와 LA, 워싱턴DC 등에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UAM 사업부 인력은 한국 80명, 미국 65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UAM 사업 브랜드명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지만, 고급화를 추구하는 의미에서 법인명에 ‘제네시스’를 붙였다.
신 사장은 먼저 “한국·미국 등 전국 물류 센터를 거점으로 오가는 UAM 기체를 2026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신 사장은 “아마존·구글 등이 드론 배송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몇kg 정도 물건을 싣는 수준”이라며 “우리 기체는 200kg 이상을 실어 나를 것”이라고 했다. 이 기체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비행해 서울에서 대전까지 20~30분이면 갈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배터리+수소연료전지 등 2개 이상의 동력원)을 채택해 1회 충전 시 항속 거리는 400km에 달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다양한 유통·물류 기업에 기체와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거나 현대차가 자체 물류 사업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또 “2028년엔 한 도시의 중심지에서 공항으로 사람을 수송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며 “기체의 항속 거리가 길어지면, 뉴욕에서 보스턴, LA에서 샌프란시스코 등 가까운 도시 간 이동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부지가 넓은 한강이나 고속터미널 등에 거점을 마련해 빠른 이동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 적자를 감수하고 여기에 투자를 지속할 기업은 거의 없다”며 “대규모 양산 능력까지 갖춘 현대차가 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비행체(VTOL)를 개발 중인 업체들은 200여 개로 난립해있다. 하지만 대부분 스타트업들이고, 대기업들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정도로 현대차만큼 적극적인 곳이 없다는 것이다.
신재원 사장은 지난 2017년 국내 한 포럼에서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현대차에 영입됐다. 신 사장은 “대학 졸업 후(연세대 기계공학) 30여년간 미국에서만 줄곧 일해 조국에 빚진 마음이 있었다”며 “나라를 위해 뭔가 하고 싶었는데, 정 회장의 제안이 매우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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