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 145억 도난, 최소 3명 이상이 공모

제주/오재용 기자 입력 2021. 1. 15. 03:00 수정 2023. 11. 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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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고객 관리 에이전트 2명 추적, 中 조직의 환치기 자금설도 돌아

5만원권 현금 145억원이 사라진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사건이 최소 3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났지만 경찰이 카지노 안팎에서 발견한 81억원, 40억원 등 뭉칫돈의 출처, 1100여 개 감시 카메라를 뚫고 거액이 빼돌려진 방법 등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제주도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말레이시아 국적 자금 관리 담당 임원 A(55)씨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중국인 B(35)씨와 30대 한국인 C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추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카지노에 VIP 고객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에이전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내에 체류 중인 C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5일 현금 145억6000만원과 A씨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A씨 이동 경로와 통화 내역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와 B 두 사람이 최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카지노 비밀 공간인 ‘물품 보관소’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B씨 명의로 개설된 VIP 고객 금고 2개를 발견했고, 여기에 보관된 현금 81억5000만원을 찾아냈다. 경찰은 “모두 5만원짜리 신권(新券)으로, 은행에서 인출할 때처럼 5000만원 단위로 비닐 포장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제주 시내 모처에서 발견된 40억원대 뭉칫돈도 같은 상태였다고 한다. 카지노 주변에서는 “중국계 지하 조직을 통해 ‘환치기’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빼돌린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압수한 돈은 모두 125억원가량”이라며 “이 돈이 카지노 측이 신고한 145억원의 일부인지, 개장 당시부터 보관해온 투자금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금 일련번호를 대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한 돈이 사라진 145억원의 일부라 해도, 나머지 20여억원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라진 현금 145억원은 물품 보관소 안에 있는 A씨 명의의 개인 금고 3~4개에 나눠 보관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금고에서 돈을 꺼내려면 카지노 직원이 동행해야 하고, 고객과 카지노 측이 보유한 열쇠 2개를 동시에 작동해야 금고가 열린다”며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A와 B씨는 이런 금고 사용 수칙을 준수했다고 말했다. 카지노 관계자들도 이들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최근 한 달치 감시 카메라 화면을 분석했지만, 이들이 거액을 반출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현금을 장기간 수차례에 걸쳐서 조금씩 옮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비닐 포장도 뜯지 않은 뭉칫돈 상태로 발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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