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찬성표 던진 ‘공화당 넘버3’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1. 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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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前부통령 딸… 강경보수 꼽혀, 파병감축 반대하며 트럼프와 갈등
리즈 체니 연방하원의원이 지난 2017년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심의 투표였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리즈 체니(54) 연방 하원 의원은 13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나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전례 없는 헌법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것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일”이라고도 했다. 트럼프가 헌법적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 없이 탄핵에 찬성했다는 것이었다. 전날에도 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회 난입 사건을 ‘내란'으로 부르며 “대통령 탄핵 쪽에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Conference Chair)으로 하원 내 ‘공화당 넘버 3′에 해당하는 그가 공화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는 것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체니의 의원총회 의장직 사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하기 위해 의원총회 특별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회람하기 시작했다. 체니는 이런 당내 ‘축출’ 움직임에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는 말로 응수했다.

체니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실세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맏딸이자 정치적 후계자다.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였던 아버지 못지않게 강경한 보수 정치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원 의원 경선에 출마했던 2013년엔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동생 메리가 1년 전인 2012년 동성 결혼을 한 레즈비언이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 출신 인사들과 트럼프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처럼 리즈 체니도 트럼프와 갈등을 빚었다. 특히 미군의 해외 파병에 적극적인 그는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미군을 감축하는 것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체니 의원이 탄핵 찬성표를 던지게 된 데는 아버지 딕 체니 역할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딕 체니는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6일 낮 텔레비전을 보다가 트럼프가 시위대에게 “우리는 약한 의원들, 좋지 못한 사람들, 세상의 리즈 체니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이런 말들이 체니 의원에게 더 악감정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연방하원 의원 10명 중 절반은 민주당 텃밭인 뉴욕·캘리포니아·워싱턴주 등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공화당 텃밭에 지역구를 둔 것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톰 라이스 의원 정도다. 라이스 의원은 지난 6일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지자 트위터에 “대통령은 어디 있나? 그가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평정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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