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식당 내 식사금지 풀고, 5인모임 금지는 연장 가능성
카페 매장 내에서 커피 허용할 듯
헬스장 4~8㎡당 1명 운영 재개
노래방은 밀폐시설이라 고심 중
정부가 ‘오후 9시 이후 식당 내 취식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1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거리두기 조정 방안 발표를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와 각 부처 등의 의견을 취합해 막바지 조율작업을 하고 있다. 그중 핵심은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정부 관계자는 “9시 제한은 2단계부터 시행하는 조치인데, 각 부처가 공통으로 오후 9시 제한을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1시간이라도 늦춰달라’는 요청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15일께 이뤄질 방침이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오후 9시 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루 1000명 이상 쏟아지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 사흘째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개인 간 접촉에 의한 산발적인 감염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2주간(지난해 12월 31일~1월 13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경로를 보면, 집단감염은 22.8%로 조사됐지만 앞서 감염된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발병은 39.4%였다. 3차 유행 이전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감염 경로 불분명 비율(24%)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재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인 거리두기 수준을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5인 이상 금지와 같은) 소모임 관련 조치 등이 (거리두기 조정안의) 핵심인데 바로 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주간 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1, 2차 유행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일부 다중이용시설 제한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매장에서 커피나 빵을 먹을 수 없는 카페에 대해 식당 방역수칙에 준해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합금지된 헬스장은 이용 인원을 4~8㎡당 한 명으로 제한해 운영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카페·헬스장에 비해 밀폐 정도가 심한 노래방의 경우 영업제한 허용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다. 인원 제한을 전제로 영업을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중점관리시설인 데다 위험성이 커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생활방역위원회 관계자는 “(방역에 따른) 생계 문제가 형평성 불만으로 이어졌다”며 “관련 업계와 소통해 제한은 두되 풀어주는 형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은 18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3주 뒤면 설 연휴(2월 11~14일)이기 때문에 16일 발표 때 설 연휴 특별대책까지 염두에 둔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공표할 수 있다. 이번 새로운 거리두기가 끝날 때쯤 또 특별대책이 나오면 국민 입장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어서다.
김민욱·황수연·이우림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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