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지붕 덮은 호랑이굴에 새 시즌 '꿈'은 뜨겁다
챔피언스필드 좌우 불펜에 지붕
난방 기기·조명 설치, 실내 훈련
[경향신문]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강풍이 몰아쳐도 호랑이들의 시즌 준비는 문제없다.
KIA가 사상 첫 광주 스프링캠프를 위해 단단히 무장에 들어갔다. 선수들이 겨울 날씨에도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야구장 시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해외 스프링캠프의 목적은 한 가지, 국내의 겨울 추위를 피해 운동하기 알맞은 따뜻한 곳을 찾기 위함이다. 그러나 올해 KBO리그 10개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모두 국내에서 치르게 됐다. 리그 전체가 국내에서 겨울을 나는 사상 초유의 비시즌이다.
이미 지난 시즌 중부터 구단들은 국내에서도 그나마 가장 따뜻한 지역의, 프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야구장 시설을 찾아 헤맸다. 남부 지방이 연고지인 KIA는 자연스럽게 홈구장을 캠프지로 결정했다. 1군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군은 함평의 KIA 챌린저스필드에서 2월1일부터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KIA 역시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해태 시절이었던 1985년과 1991년 제주도에서 훈련한 적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홈구장에서 시즌 준비를 하는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다.
남부 지역인 광주도 2월 추위는 매섭다. 특히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들의 부상 방지가 가장 큰 걱정이다. ‘방한’이 필수다. KIA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챔피언스필드의 불펜 공사에 들어갔다. 외야 좌·우 끝에 각각 위치한 불펜에 지붕을 덮었다. 철골 구조물을 설치한 뒤 천막을 덮어 불펜을 실내 공간으로 만들었다. 폭설이나 강풍에 버틸 수 있도록 지어진 불펜 내부에는 난방기기와 조명도 설치해 실내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불펜 한 군데에서 투수 2명이 동시에 투구할 수 있다. KIA는 “불펜 두 군데에 실내연습장 마운드 두 곳까지 합치면 동시에 6명의 투수가 공을 던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퓨처스 선수단의 스프링캠프지인 함평 챌린저스필드 불펜에도 같은 공사가 진행됐다. 1·2구장의 불펜 총 4군데에 방풍 시설을 설치했고 보조구장에는 펜스 전체에 바람막이를 설치해 추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챌린저스필드 불펜은 한 군데에서 투수 3명이 동시에 투구할 수 있는 구조다.
KIA 구단은 “광주와 함평 지역의 2~3월 평균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해도 선수들이 야외에서 훈련하기에는 추워 최대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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