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암시' 라디오 청취자..PD의 기지로 생명 구해
[KBS 대전]
[앵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방송국에 음악을 신청한 남성이, 담당 프로듀서의 기지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 프로듀서는 신청곡을 잠시 후에 틀어주겠다고 시간을 번 뒤 경찰에 신고해 남성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일, 대전의 한 방송국 심야 라디오 음악방송 중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삶이 너무 힘들다며 생을 마감하면서 한 팝송을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를 보낸 청취자는 전화를 받지 않아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종종 있는 장난 전화 같은 문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담당 PD는 해당 청취자에게 30분 뒤 노래를 틀어주겠다고 문자를 보내 시간을 벌었습니다.
[황금산/대전 교통방송 PD : "이 음악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감이 들어서 제가 좀 지연시켰던 거죠. 노래를 틀지 않고 계속 대화를 시도했었죠."]
PD가 시간을 번 동안 청취자는 '노래를 듣고 가겠다'며 15분 사이 문자를 3번 더 보내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위치추적을 한 경찰이 청취자가 있는 충남 부여로 출동했습니다.
청취자는 40대 남성 A 씨.
승합차 안에서 이미 음독과 자해를 한 상태였습니다.
[김순원/경위/출동 경찰관 : "문구용 칼이 칼날이 나와 있는 상태로 그 앞에 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더 심한) 자해를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A 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경찰은 A씨가 최근 코로나19로 일감이 떨어지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자 극단적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PD의 관심이 없었다면 자칫 생명을 잃을 뻔한 A 씨,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방송국에 문자를 보내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오종훈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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