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0년 뒤 직무·인력 절반 대체할 것"

박상영 기자 2021. 1. 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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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2곳 중 1곳 응답..AI 기술·솔루션 도입률은 3.6%에 그쳐
수요 충족 기술 부족·의사결정과 행동의 법적 책임 등 걸림돌로
KDI "국가 차원 과감한 투자 필요..민간데이터 개방 유도해야"

[경향신문]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20년 뒤 인공지능(AI)이 직무·인력의 절반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작 AI 기술을 도입했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기술 부족과 법적 책임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보고서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종업원 수 20인 이상 중소기업과 대기업 각각 500곳 중 약 절반(50.1%)은 AI가 ‘직무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무의 절반 이상을 AI가 대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년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AI 기술로 큰 파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업종은 ‘의료·건강’(31.4%), ‘교통’(19.4%), ‘통신·미디어’(15.3%), ‘물류·유통과 제조’(10.4%) 순이었다.

AI가 미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작 AI 기술·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은 설문대상의 3.6%에 그쳤다. 그중 91.7%는 대기업으로, 편중도 심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55.6%)과 제조업(36.1%)이 많았다.

AI 기술 도입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보다는 ‘AI를 갖춘 기업용 소프트웨어’(50.0%)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머신러닝’(25.0%), ‘딥러닝’(5.6%) 등 원천 기술보다 ‘사물인식 등 컴퓨터 비전’(47.2%)과 같은 완성형 기술을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적용 분야도 ‘정보통신(IT) 자동화·사이버 보안(44.4%)’에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활용은 제한적이었지만,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77.8%는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제품 개발 등 제품관리’(32.1%)에 유용하다고 꼽았다. AI 도입 기업체의 절반은 매출액이 평균 4.3% 증가했다고 답했다.

AI 도입 기업체 41.7%는 인력도 평균 6.8%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은 향후 AI 기술 도입에는 회의적인 모습이었다.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 대부분(89.0%)은 향후에도 AI 기술을 도입할 의사가 없었다. AI 기술 도입 기업의 경우에도 추가 도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9%에 그쳤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걸림돌은 ‘기업 수요에 맞는 AI 기술 및 솔루션 부족’(35.8%)이었다.

이어 ‘AI 시스템이 만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법적 책임’(23.1%), ‘AI의 잘못된 의사결정’(21.6%)이 뒤를 이었다. 기업에 맞는 AI 기술도 없고, 법적 책임도 아직까진 모호하다는 뜻이다.

KDI는 정부가 AI 투자와 데이터 활성화 정책을 대규모로 발표하고 있지만, AI 서비스 생태계에서 수요공급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호 KDI 여론분석팀장은 “민간이 시도하기 어려운 영역에 정부가 선도적으로 투자한 후 민간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공공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데이터 개방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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