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간 '들개 공포'

박미라 기자 입력 2021. 1. 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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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관광객 공격, 농작물 훼손..포획·반려견 중성화 지원

[경향신문]

제주에서 들개 때문에 가축이 피해를 입거나,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대대적으로 들개 포획에 나서는가 하면 유기견이 야생에 적응해 들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촌지역 반려견 중성화 사업도 무료로 추진하고 있다.

14일 제주시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제주시에서 들개로 인해 닭 120마리와 젖소 송아지 5마리, 한우 4마리, 망아지 1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앞서 2019년에 닭 483마리와 기러기 50마리가, 2018년에는 닭 156마리와 송아지 1마리, 거위 3마리, 오리 117마리, 흑염소 3마리 등이 피해를 입었다.

제주에서 오름을 탐방하거나 한라산 둘레길, 올레길을 걷는 관광객, 주민들이 들개와 마주쳐 공포감을 느끼거나 일부 물리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에 사는 A씨는 “들개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다”며 “농사 때 들개들이 자식처럼 키운 밭 농작물 절반이나 훼손했고 공격성이 강해진 개들 싸움도 빈번해 소리에도 놀란다”고 했다. 그는 “나무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주민도 있다”면서 제주도에 민원도 넣었다고 했다.

제주시는 들개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해 하반기 93마리의 들개를 포획해 유기견센터로 옮겼다. 들개는 민첩하고 경계심이 강해 입으로 불어 마취제를 쏘는 포획이 불가능해 포획틀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유기견 발생을 줄이기 위해 농촌인 읍·면지역에서 양육되는 반려견의 중성화도 지원하고 있다. 제주 들개는 집에서 키우던 개가 유기돼 야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공격성을 갖고 굶주림 끝에 가축을 사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농촌 지역 마당에서 기르는 반려견이 의도치 않게 출산을 반복하면서 강아지가 유기되는 일이 잦다”며 “오는 29일까지 마당 등 실외에서 암컷 반려견을 키우는 읍·면지역 가정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무료로 중성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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