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준 "쇳물 환원제 수소로 바꾸는 등 '철강 맏형'의 기후 리더십 보여줄 것" [우리, 탄소중립 (7)]

박효재 기자 2021. 1. 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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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준 포스코 기업시민실장

[경향신문]

양원준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전무)이 지난 6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내 집무실에서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biggun@kyunghyang.com
아시아 철강기업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 달성’ 선언
수소 기반 설비로 바꿔야
정부·연구소 등 협업 통해
산업 전반 변하는 게 목표

포스코는 국내 단일 기업으로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다. 그런 포스코가 지난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 철강사로는 최초다. 더 나아가 저탄소 경제에 필수적인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기업으로의 탈바꿈은 전 지구적인 요청,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생존전략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포스코의 가치와 부합하기도 한다.

포스코의 탄소중립 전략이 담긴 기후행동보고서를 발간한 양원준 기업시민실장을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만나 탄소중립 선언 배경,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포스코 기업시민헌장에서 밝힌 것처럼 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성장한 기업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최근 철강업계 이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후변화 대응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해 1월 포스코를 비롯해 주요 철강사에 서한을 보내 탄소 감축 목표와 이행 전략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해상풍력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의 오스테드, 독일의 자동차업체 다임러 등 포스코 주요 고객사들은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으로 생산된 철강만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기업들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이런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 업종 특성상 탄소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

“철강산업은 철과 산소가 결합된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고 쇳물을 뽑아내기 위한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구조다. 현재로서는 경제성이나 자원의 가용성을 감안할 때 석탄을 사용하는 것이 쇳물을 뽑아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어서 세계 대부분 철강사가 채택하고 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나.

“기존의 생산체제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꾸고, 그에 따라 기존 용광로 기반 생산설비들을 수소 환원에 적합한 새로운 설비들로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모든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저탄소 혁신 과정에서 비용이 얼마나 들지, 현재 생각하는 방법이 최선일지, 그에 필요한 수소나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지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다. 하지만 포스코는 파이넥스라는 새로운 쇳물 생산 공정을 상용화하면서 기술혁신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들을 용광로에 투입하기 전 덩어리 형태로 굽는 사전 처리과정 없이 가루 형태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한다. 원료 가공 처리를 한 차례 줄이면서 탄소 배출량도 줄이고,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설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경험이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에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라 믿는다.”

- 탄소중립 비전을 실현해 나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30년이라는 긴 호흡을 가지고 사회 전체가 추진해 나갈 목표다. 성공하려면 종합적 목표를 세우고 기업은 물론 정부, 연구소, 금융기관들까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연대와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업계 맏형으로서, 또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중시하는 기업시민 이념을 앞세우는 주체로서 국내외 다양한 협력채널을 구축하고 기후 리더십을 발휘하려 한다. 이를테면 국내외 철강사들과의 기술 교류, 정보 공유를 통해 저탄소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민관 협력, 범산업계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수소환원제철,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해관계자들 간 신뢰가 중요한데 포스코는 신뢰 구축의 첫걸음으로 기후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끊임없이 소통해 나갈 것이다.”

- 협력사, 지역사회와 함께 탄소중립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방안들도 있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과 협력해 사회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기업시민 소셜챌린지’라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새로 시작했다. 탄소중립, 지속 가능 발전을 주제로 했는데 앞으로 협력사들도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다. 협력사들은 앞으로 포스코와 함께 사업을 하려면 탄소중립에 기반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사업장에서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상쇄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경상북도, 울릉군과 함께 추진한 인근 해역 바다숲 조성사업이 좋은 예다. 앞으로 바다비료 제작도 확대해 해양생태계에서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를 증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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