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해도 'ASF 울타리' 설치 계속

정면구 입력 2021. 1.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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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에 걸린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강원도 최남단과 동해안에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습니다.

멧돼지 차단을 위해 설치한 울타리를 한참 벗어난 곳인데요.

결국 이 울타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또다시 대규모로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쇠로 된 관을 땅속에 박고, 철제 그물망을 설치합니다.

야생 멧돼지 차단을 위한 울타리를 만드는 겁니다.

정부는 2천19년부터 강원과 경기 북부에 이런 울타리를 촘촘히 설치했습니다.

지금까지 천848킬로미터, 서울과 부산간 거리의 5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마을 출입구 등 울타리 곳곳은 열려 있거나 단절돼 있습니다.

멧돼지가 다닐 수 있는 통로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8일과 이달 10일 ASF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지점을 보면, 울타리를 한참 벗어난 곳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곳곳에 새로 들어선 이 울타리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타리 설치에 쓴 예산만 천100억 원.

축산 농민들은 농장 주변을 이중 삼중으로 에워싸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강태구/양돈농장 대표 : "(울타리를) 치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 (ASF 멧돼지가) 발견되고 하니까 의미가 없다는 얘기죠. 차라리 농가 주변으로 쳐주면 농가로 들어오는 멧돼지는 막는 거죠."]

그런데 정부는 강원도 강릉과 인제를 잇는 150킬로미터 규모의 울타리 등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영철/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기존의 광역 울타리 정책은 조금 수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양돈 축산 농가 중심의 방역과 펜스 설치(가 중요합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감염된 멧돼지 사체의 90% 이상이 울타리 안에서 발견되는 등 이동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농가 방역과 병행해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그래픽:박준희

정면구 기자 (n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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