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명확한 비전 있다면 위기 속에도 성장"
"생존이 목적인 회사에 미래 없다
10년 후 모습 제시할 수 있어야"
비전 확립·차별적 가치 창출 주문
2020년 코로나 직격탄 '최악 실적'
절박한 위기감 재도약 다각 논의
"2분기 이후 안정화 단계 대비를"
디지털 전환·R&D 강화도 당부
"나부터 롯데 변화 선두에 서겠다"
질책보다는 격려의 메시지 전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그룹의 위기감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IMF(국제통화기금),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했다.
VCM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사장단 회의다. 130여명이 참석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VCM은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열린다.
이번 회의는 ‘리싱크-리스타트 :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롯데그룹의 재도약 방안이 다각도에서 심도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위기감과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위기상황에 대해 엄숙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질책보다는 격려가 이어지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다.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사장단에 향후 비전을 제시하고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 1위가 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신 회장은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일부 회사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 그래야만 회사 및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도 언급됐다.
신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며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더 나아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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