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반중)세력 척결하라".. 홍콩 민주진영 옥죄는 中

이귀전 2021. 1. 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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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홍콩인의 충성도를 높이고 반중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고강도 정책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홍콩에서 민주화 진영의 목소리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정책을 동원할 태세다.

영국은 홍콩이 2019년 6월 홍콩보안법 시행 등을 통해 민주화 진영을 탄압하자 BNO 여권을 가진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오는 1월 31일부터 이민 신청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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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상임위, 20일 25차 회의.. 고강도 정책 잇따라 추진
英해외시민 여권 지닌 홍콩인 공직 금지
투표권 박탈 방안도 상정 가능성 높아
9월 예정 홍콩입법회 선거도 미룰 수도
'中 충성' 서약 안하는 구의원 실격 검토
中, 보안법으로 민주세력 탄압나서자
英, BNO여권 소유자들 이민 신청 받아
BNO여권자 35만.. 과거포함 땐 300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홍콩인의 충성도를 높이고 반중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고강도 정책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홍콩에서 민주화 진영의 목소리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정책을 동원할 태세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회가 오는 20일 열리는 25차 회의에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공직 임용을 금지하고, 투표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홍콩이 2019년 6월 홍콩보안법 시행 등을 통해 민주화 진영을 탄압하자 BNO 여권을 가진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오는 1월 31일부터 이민 신청을 받기로 했다.

BNO 지위는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1997년 7월1일 이전에 신청한 홍콩 시민에게 주어진 것이다. 홍콩 인구 약 750만명 중 BNO 여권 소유자는 35만명가량이다. 과거 이를 가졌던 이들을 포함하면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홍콩의 행정장관, 대법원장, 지역구 입법(국회)의원 등은 외국 거주권이 없어야 직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기능직 의원과 구의원, 경찰, 일반 공무원 등은 외국 여권 소지자도 임용이 가능하다. 전인대 상임위에서 BNO 여권 소지 홍콩인의 공직 임용 금지 방안을 채택하면 공직을 노리는 홍콩인은 BNO 여권을 포기해야만 한다. 홍콩 입법회의 친중파 의원은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이 입법자나 공무원이 되는 것은 외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 EPA연합뉴스
전인대 상임위는 오는 9월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를 미루거나, 간접선거인 행정장관 선출 시스템을 변경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과반을 차지할 것을 우려해서다. 지난해 실시하려던 입법회 선거도 판세가 불리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들어 1년 연기됐다.

입법회 선거 연기를 통해 친중파 캐리 람 장관 임기(2022년 6월) 만료 후 새 행정장관 선출 시 선거인단에서 민주화 진영을 줄이고, 친중 세력을 늘려 부정적 요인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홍콩보안법 시행 후 93명의 야당 인사가 체포되고 일부 의원과 미디어는 자격이 박탈되는 등 민주화 진영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에 충성 서약을 하지 않았다’는 등 이유를 들어 민주화 진영이 차지한 구의원 선거인단을 실격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은 직접선거가 아닌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홍콩 구의원으로 활동하는 대니얼 웡궉퉁 변호사(가운데)가 14일 자신의 사무실을 수색 당한 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선거인단은 금융, 유통 등 38개 직능별(각 16∼60명) 선거인단과 입법회 대표 70명, 구의원 117명, 중국 전인대 대표 60명, 종교계 대표 60명 등으로 이뤄진다. 입법회와 함께 유권자 뜻이 반영될 수 있는 구의원 선거인단의 경우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117명을 모두 가져간다. 2019년 11월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중 388석을 차지해 선거인단을 독식했다.

홍콩 침례대의 정치국제관계학과 첸지아뤄 교수는 “그들의 목적은 선거를 통제하는 것이고, 이는 전체 프로세스를 통제해야만 가능하다”며 “프로세스에서 결과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면 이것은 독재이지 선거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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