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바이러스의 공습'.. 선제방역으로 전국 확산 막는다

김용훈 2021. 1. 1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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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특별방역대책 추진
야생멧돼지 ASF, 총 941건 발생
철저한 소독·출입 최소화 통해
전국 16개 권역간 '이동 차단'
확산 우려에 돼지고기값 상승
AI로 오리 도매가격 40% 급등
"영월·양양에서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향후 전국적으로 ASF가 확산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김현수 중앙사고수습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 확산에 따른 특별 방역대책 추진'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코로나19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이번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또 한번 나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세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면서 이른바 '트리플 쇼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 선언 후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가 발로하고 있고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농축산물 생산량이 줄면서 가뜩이나 밥상물가가 치솟는 현 상황에 이번 ASF 확산이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ASF, 영월을 사수하라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주로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파된다.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해 한번 발생 시 양돈산업에 큰 피해를 끼친다. 야생멧돼지 ASF는 현재까지 화천·연천 등 12개 시군에서 총 941건이 발생했다. 그간 울타리 설치, 수색·포획, 집중 소독 등을 통해 확산을 저지해왔지만, 최근 기존 광역울타리에서 62㎞ 떨어진 강원도 영월에서 야생멧돼지 ASF가 8건 발생하는 등 발생지역이 넓어졌다. 그나마 다행은 사육돼지는 신속한 살처분과 접경지역 집중소독, 농장 차단방역 강화, 차량·돼지·분뇨 이동 차단을 위한 경기·강원 북부 권역화 등 강력한 방역 조치 덕에 작년 10월 2건 발생 이후 추가 발생은 없었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은 "대다수 양돈농장이 야산 인근에 있어 농장 내로 바이러스 유입이 용이하고 농장 소독·방역시설 미흡, 축산차량의 농장출입 및 시도간 이동 등 아직 방역 여건이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수본은 울타리 설치·보강, 멧돼지 개체수 획기적 저감(㎢당 4.1마리→2마리), 폐사체 수색·제거를 통해 멧돼지 확산을 막고 양성개체 발생지역과 양돈농장 주변, 포획·수색에 참여하는 인력·장비 등에 대한 철저한 소독을 통해 오염원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장 내 축산차량 출입을 최소화하고 소독·방역시설 보완, 손 씻기·장화 갈아신기 등 농장방역 기본수칙 준수해 사육돼지로의 전염을 막는다. 전국을 16개로 권역화해 돼지·분뇨 등 권역간 이동을 막는다.

영월 인접 12개 시군 내 농장에 축산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등 농장단위 차단방역을 강화한다. 월 2회 농장 소득·방역실태를 점검하고 미흡한 사항은 신속 보완한다. 2019~2020년 양돈농장 ASF 발생 16건 중 11건이 어미돼지한테서 발생한 만큼 어미돼지 사육시설 내부 공사를 금지하고 모든 도축장의 교차오염 최소화를 위한 관리를 강화한다. 또 전국 양돈농장에 울타리·퇴비사 차단망 설치, 농장 4단계 소독, 어미돼지 사육시설 특별관리 등 방역수칙을 집중 홍보하고 이행여부를 점검한다. 김 본부장은 "특정지역에서 멧돼지 ASF 집중 발생 시 해당 지역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하고 권역 내 지정차량은 권역 밖 이동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오리 40%↑…돼지고기는?

AI와 ASF 방역 성공여부는 밥상 물가를 좌우할 수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AI 탓에 이미 계란, 닭·오리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에서 AI가 첫 발생한 작년 11월 28일 이후 13일까지 오리(20~26호) 도매가격은 ㎏당 3010원에서 4217원으로 40.1% 급등했다. 계란 한 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도 5546원에서 6292원으로 13.5% 올랐고, 육계 ㎏당 소매가격도 5457원에서 5683원으로 4.1% 상승했다. AI로 살처분 된 산란계는 약 640만 마리로 추정된다. AI가 첫 확진 이후 전체 산란계 중 8.6%가 사라졌다. 이날엔 전남 무안에서 AI가 발생, 방역당국은 이 농장 1만2000마리와 반경 3㎞ 내 농장 7곳의 오리·닭 24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다.

AI 방역은 연초 한파로 소독약이 얼어붙고 분무기 노즐이 막혀 방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지난 12일과 13일 AI 발생이 급증했다. 유통·식품업계는 4년 전에 벌어진 계판 파동이 또 한 번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6~2017년 AI가 전국에 급속히 퍼지면서 산란계 36%가 살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여기에 ASF 확산이 우려되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조짐이 심상찮다. 13일 기준 돼지 1등급 도매가격(탕박)은 ㎏당 4105원으로 작년 연말(3682원)보다 이미 11.5% 상승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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