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업무시간에 '내기골프' 친 강원도 산하기관 간부들

공성윤 기자 입력 2021. 1.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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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알펜시아리조트 대표와 강원도개발공사 간부들이 '돈내기 골프'를 쳤다는 의혹 일부를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됐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강원도개발공사는 자사 고위 직원들이 심세일(57) 알펜시아리조트 대표이사 등과 함께 코스 점검을 목적으로 1년 넘게 수차례 돈내기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지난해 12월 초 접수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돈내기 골프 의혹의 사실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심세일 알펜시아 대표는 1월14일 뉴시스에 "돈내기 골프 라운딩은 인정하지만 도박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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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대표와 강원도개발공사 팀장 등 4명 작년 8~12월 15번 라운딩 기록 입수.."특권남용이자 기강해이"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평창알펜시아리조트 대표와 강원도개발공사 간부들이 '돈내기 골프'를 쳤다는 의혹 일부를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됐다. 이들은 작년 하반기에 알펜시아 내외에서 10번 넘게 골프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를 친 시각은 오전 또는 오후 업무시간이었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공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알펜시아리조트 노조원들이 2020년 12월8일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매각 시 노동자의 고용 승계와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거의 매주 한 번씩 라운딩 즐겨

시사저널 취재 결과, 강원도개발공사는 자사 고위 직원들이 심세일(57) 알펜시아리조트 대표이사 등과 함께 코스 점검을 목적으로 1년 넘게 수차례 돈내기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지난해 12월 초 접수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리조트를 소유·운영하는 주체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1월13일 시사저널에 "감사는 90% 이상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 결과는 빠르면 이번주에 나오고, 이를 토대로 일주일쯤 뒤에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돈내기 골프 의혹의 사실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지난해 8~12월 의혹 당사자들이 골프를 친 기록을 단독 입수했다. 해당 기록은 개발공사의 감사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골프 라운딩은 해당 기간 총 15번 진행됐다. 각각 △8월 3번 △9월 4번 △10월 3번 △11월 4번 △12월 1번 등이다. 

이들 자리에는 심세일 대표와 알펜시아 본부장이 모두 참석했다. 기록에는 그 외에 또 2명이 매번 참석한 것으로 나와 있다. 확인 결과 이 중에는 알펜시아의 또 다른 본부장과 개발공사 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라운딩을 진행한 날짜는 모두 주중이다. 또 시간이 공개되지 않은 4번을 제외하고 전부 '오전 시간대' 혹은 '오후 시간대', '12:00~'로 적혀 있다. 골프 라운딩은 4명이 18홀을 다 돌았을 때 대략 4~5시간이 걸린다. 사실상 업무시간 중 한나절을 골프 치느라 보낸 셈이다. 골프의 명분은 '코스 점검'이었기 때문에 주중 업무시간을 활용해도 문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라운딩은 알펜시아 내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에서 번갈아 진행됐다. 대중제 골프장은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즉 의혹 당사자들이 라운딩을 돌면 그만큼 일반 고객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당사자들은 알펜시아 내 골프장뿐만 아니라 외부 골프장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록 중 추석 연휴 전날인 9월29일의 경우 '스포츠본부 회의일정 변경 후 외부 골프'라고 적혀 있다. 10월8일에는 '용평 벤치마킹 무료', 11월27일에는 '휴무 처리, 강릉 메이플 벤치마킹 무료'라고 나와 있다. 벤치마킹은 골프장 운영기업 등 유관기관이 서로의 골프장 답사를 목적으로 라운딩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공짜로 이뤄진다. 

코스 점검을 이유로 한 무료 라운딩을 제재할 뚜렷한 규정은 없다. 단 알펜시아 부채가 7733억원에 달하는데다 공개 매각마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2018년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한 핵심 시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6000여억원의 도민 세금을 삼키고도 빚을 청산하지 못해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1월14일 논평을 통해 "도민의 혈세를 축내고 있는 알펜시아의 공기업 간부들이 이러한 특권남용과 도덕적 기강해이를 보였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또 "이미 사실로 드러난 상습 무료 라운딩만으로도 심각한 특권남용이자 도덕적 기강해이가 아닐 수 없는데, 돈내기 골프마저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심세일 알펜시아 대표는 1월14일 뉴시스에 "돈내기 골프 라운딩은 인정하지만 도박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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