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수장들 "증시 낙관적..버티면 돈 번다"
"주식은 시간을 이기면 벌 수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기업들이 거래되는 곳이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보는 게 맞다"
동학개미 열풍을 계기로 주식 시장이 처음으로 코스피지수 3000 시대를 맞았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면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 부작용을 비롯해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앞서는 분위기다.
14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은 ‘코스피3000시대 자본시장 최고경영자(CEO) 좌담회’를 개최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김신 SK증권(001510)이사장, 박태진 JP모건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학균 신영증권(001720)리서치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4포인트(0.05%) 상승한 3149.93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지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국내 증시 개장 65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0을 뛰어넘은 지수는 지난 11일에는 장중 한때 3200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말 그대로 역대급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올해 들어 첫 5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자금 11조원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보통 주식 열풍이라고 할 때 월간 기준으로 5~6조원이 들어왔다"며 "24년 간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처음 보는 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축적된 금융자산이 저금리에 못 이겨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가계의 금융자산 규모(4325조원)가 부채(1992조원)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가 가계의 부를 기업으로 이전하고 있는 셈"이라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코스피지수 흐름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비중 확대가 실제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난 1972년 이후 49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기간은 34년으로 하락한 기간(15년)보다 많았다. 특히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2년 연속 하락한 경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일각에서 주식 시장 버블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시장의 가치를 보는 초점을 현재보다 미래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2차전지, 자율주행 소재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선순환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가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높은 이익 변동성, 낮은 배당수익률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꼽히는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는 것은 물론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탓에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변동성이 높고, 배당률도 낮은 탓에 저평가를 야기하고 있다는 데 공감한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 기업 지배구조 취약성도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디스카운트보다 어느 부분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지가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는 좋은 경험으로 남지 못했다"며 "시장에서 성공의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 투자 경험이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어려울 때 버티면 이긴다’는 학습효과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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