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 빠진 인간', 무용으로 인간성 상실과 새로운 관계를 묻다

서울앤 2021. 1.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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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없이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까.

흰색 정육면체로 연출된 무대엔 남녀 무용수 2명이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다.

저마다 가진 보편적이면서도 사적인 휴대전화처럼 무용수 개인의 움직임은 연관성을 가지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하는 동작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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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모빌리쿠스(16~17일)

[서울&] [가 볼만한 전시&공연]

휴대전화 없이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조심스러운 요즘엔 휴대전화만 있으면 필요한 물건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심지어 만날 수 없는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휴대전화는 이렇게 현대인 삶의 일부분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삶을 메마르게 하는지도 모른다.

기획자이자 미술가, 작가로 예술적 역량을 확장시켜온 김남식 안무가는 휴대전화에 집중한 실험적 형식의 무용공연을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김남식&댄스투룹-다(Da)의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16~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가 그것이다.

흰색 정육면체로 연출된 무대엔 남녀 무용수 2명이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다. 한 공간에서 마주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액정만 바라볼 뿐이다. 유용함에 취해 점점 파괴되어가는 일상, 눈 마주치는 일 없는 두 얼굴은 매일 수많은 사람과 맞닥뜨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는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보여준다. 무용수의 시선은 인간성 상실뿐 아니라 진정한 인간관계를 묻고 있다.

언어학자 김성도의 ‘호모 모빌리쿠스’(2008)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이 작품은 휴대전화 사용을 생활화하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인간형을 무용으로 표현했다. 저마다 가진 보편적이면서도 사적인 휴대전화처럼 무용수 개인의 움직임은 연관성을 가지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하는 동작으로 구성됐다. 무대 위에서 누구 하나 주인공이라고 할 것 없이 개개인의 특성이 가미된 움직임을 통해 출연자 모두가 주인공이 되도록 연출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이동하는 전파처럼 흩어지고 모이며 확산되는 형태의 군무 구성이 돋보인다. 휴대전화가 바꿔놓은 현대사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무용이라는 움직임을 통해 풀어낸 공연을 만든 김남식 안무가는 “모바일과 익숙한 사회 환경이 모든 행복을 수식할 수 없기에 흐려진 행복의 가치 판단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로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시간: 오후 4시 관람료: 3만원 문의: 02-2263-4680

홍지형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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