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탑 까마귀 멜리나가 사라지자 국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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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까마귀 한 마리 때문에 시름에 잠겨 있다.
영국의 관광 명소인 런던탑을 지키던 까마귀가 사라져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런던탑 여왕' 까마귀 멜리나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심지어 런던탑에는 까마귀를 따로 관리하는 직원이 있으며, 그는 세상을 떠났을 지도 모를 멜리나를 위해 애도의 시간까지 가질 계획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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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6마리 런던탑에 없으면 국가 무너져" 예언
2018년 까마귀 사육장·사육사 두고 특별 관리도
영국이 까마귀 한 마리 때문에 시름에 잠겨 있다. 영국의 관광 명소인 런던탑을 지키던 까마귀가 사라져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런던탑 까마귀가 모두 사라지면 국가에 큰 재앙이 닥친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런던탑 여왕' 까마귀 멜리나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2007년부터 런던탑에서 지내던 까마귀 멜리나가 몇 주 동안 보이지 않아 관리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런던탑에는 까마귀를 따로 관리하는 직원이 있으며, 그는 세상을 떠났을 지도 모를 멜리나를 위해 애도의 시간까지 가질 계획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런던탑의 공식 페이스북에도 멜리나의 실종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영국인들이 댓글로 슬픈 마음을 전했다. 메리 프리먼 윌리엄스는 "이 끔찍한 소식에 매우 슬프다"며 "저는 런던탑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들과 사육사가 멜리나에게 제공한 헌신과 사랑에 감사와 애도를 표한다"고 글을 올렸다.
수잔 로버트슨은 "뉴스를 듣고 너무 슬펐다"면서 "여전히 내 마음 속에는 멜리나가 돌아오길 바라며, 런던탑 직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까마귀길래 이렇게 유난을 떠는 것일까. 영국에서 런던탑의 까마귀는 귀하신 몸이다. 17세기 대영제국을 통치한 찰스 2세는 최초로 런던탑에 까마귀 보호령을 내렸다. 그는 최소한 6마리의 까마귀가 항상 탑에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왕국은 멸망한다"는 예언을 듣고 이같은 보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2차 세계대선 당시 독일의 런던 대공습 때 런던탑 까마귀가 단 한 마리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죽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의 간담이 얼마나 서늘했을 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까마귀 극진 대접...런던탑에 사육사까지 둬
이 때문에 영국 왕실은 런던탑 까마귀들을 애지중지하며 극진히 대접해왔다. 2018년에는 까마귀 포획이 어려워지자 '사육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런던탑에 까마귀 사육장과 사육사까지 두고 까마귀들을 보살피고 있다.
BBC는 당시 '까마귀 마스터'라는 사육사가 "까마귀들에게 하루에 170g의 날고기를 먹이고, 간식으로는 비스킷을 먹인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까마귀들이 뭘 먹는지도 생생하게 전한 것이다. 사육 프로그램은 "예언이 절대 통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왕실의 방침"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인들의 까마귀 사랑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해 런던탑에서 30년 만에 태어난 까마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자신이 "자랑스러운 아버지처럼 느껴졌다"는 사육사의 멘트까지 내보내며 까마귀 탄생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까지 이 탑에는 주빌리, 해리스, 그리프, 록키, 에린, 포피, 멜리나 등 7마리의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멜리나가 사라지면서 현재 6마리가 남아 있게 됐는데, 이를 불안하게 여기는 영국인들이 많다.
하지만 최소 6마리가 탑에 있기 때문에 당장 멜리나의 자리를 채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한 예언을 피할 수 없는 지 런던탑 직원들은 멜리나의 실종을 슬퍼하고 있다.
런던탑 대변인은 "멜리나는 명실공히 런던탑의 여왕이었다"면서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면 멜리나가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멜리나의 동료 까마귀들과 사육사, 그리고 런던탑 안에 있는 우리 모두가 멜리나를 무척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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