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돌아오나? 올겨울 친정팀 복귀하는 선수들 릴레이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1. 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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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한샘 | 광주FC 제공


베테랑 수비수 이한샘(32)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올 겨울 남다른 선택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수원FC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면서 주가를 높인 그가 친정팀 광주FC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한샘은 14일 기자와 통화에서 “광주에서 처음 제안을 받을 때 고민이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구단들도 많은 연락을 주셨지만 광주가 머릿 속을 떠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한샘은 광주에 입단하면서 돈을 포기한 대신 명예를 얻었다. 시민구단 광주는 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0년 연봉 지출 현황에서 1부리그 10개 구단 최하위(평균 1억 1600만원)에 머물 정도로 예산 규모가 작다. 수원에선 국내 선수로 최고 연봉을 받던 이한샘이 연봉에서 일부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한샘은 2012년 드래프트 1순위로 처음 프로에 데뷔할 당시에 입었던 샛노란 광주의 유니폼을 잊지 못한 눈치다.

이한샘은 “광주는 친정팀이자 고향팀”이라면서 “구단에서 박한 대우를 해주신 것도 아니다. 이제 33살로 지금이 아니라면 광주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진호(33)와 신광훈(34)이 올 겨울 나란히 포항 스틸러스를 찾아간 것도 같은 사례다. 신진호는 영남대 시절 은사인 김병수 감독의 강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2011년 자신이 데뷔한 포항을 찾았다. 신광훈 역시 강원에서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포항의 제안에 주저없이 이적을 단행했다. 신진호와 신광훈은 “포항이 친정팀이 아니라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베테랑 선수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연어처럼 움직이는 것이 선수와 구단이 모두가 웃는 윈윈 게임이라 말한다. 선수 입장에선 은퇴가 다가오는 나이에 이적을 선택한다면 자신이 익숙하고 잘 아는 곳이 낫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제2의 인생인 지도자까지 감안한다면 친정팀이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이한샘은 “가족들도 이왕이면 친정팀에서 뛰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반대로 구단 입장에선 베테랑의 기량 저하에 대한 부담을 안더라도 젊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만하다. K리그가 점점 어린 선수의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에선 거꾸로 베테랑을 통한 신·구 조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진호와 광훈이가 포항으로 다시 돌아온 만큼 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가 크다”면서 “30대까지 선수로 활약했다면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본다. 이 선수들에게 믿음을 준다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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