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죽 쑤는데..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에 TDF는 '쑥쑥'

이경민 기자 2021. 1. 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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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해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 탓에 공모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지만,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상품을 운용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에는 꾸준히 돈이 유입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과 생애 주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으로, 액티브 주식형보다는 낮지만 예적금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낸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연말 연초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이 안정적인 TDF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김의균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8892억원이 순유출된 가운데 국내 TDF로 4776억원이 순유입됐다.

펀드별로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0’.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에 각각 445억원, 355억원, 352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45’, ‘한국투자TDF알아서2040’, ‘삼성한국형TDF2030’ 등에도 150~2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TDF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맞이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개인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퇴직연금을 관리해주는 확정급여(DB)형 연금계좌를 갖고 있던 개인들은 은퇴 후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TDF는 운용사가 5년 주기로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알아서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어 직접 투자상품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증시가 많이 오르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도 TDF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요인이다. 권태완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팀장은 "지난해부터 주식 시황이 매우 좋다보니 퇴직금으로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TDF에 퇴직 자금을 투자하는 분들 또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 간 국내 TDF 평균 수익률은 7.46%로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는 높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4.14%)보다는 낮다. 이 기간 ‘키움키워드림TDF2045’이 13.5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KB온국민TDF2050’, ‘한화100세시대퇴직연금2030’ 등도 12~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용호 KB자산운용 연금전략팀 부장은 "주식형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 편차가 크지만 TDF는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했다. TDF를 도입한 지 약 15년이 넘는 미국 TDF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7~10%의 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해 왔다.

국내에 TDF가 도입된 지 이제 겨우 5년이 넘었지만,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시작해 중소형 운용사도 TDF 시장에 뛰어들면서 12개 운용사가 115개의 TDF를 운용하고 있다. 대부분은 미국 TDF 전문 운용사의 펀드를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이며 운용사마다 자산 배분 비중과 시장 대응 전략이 다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운용사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TDF를 운용하고 있으며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하락장에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운용사 티로프라이스에 위탁 운용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미국 운용사 뱅가드에 TDF를 위탁 운용하는 KB자산운용은 MSCI 지수와 같은 글로벌 지수를 벤치마크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팀장은 "미국 TDF 시장이 15년 만에 120조원에서 1600조원으로 성장했듯이 앞으로 국내 TDF 시장도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안정적인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TDF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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