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맛' 달래는 힐링콘텐츠 온다 [스경TV연구소]
[스포츠경향]
‘고구마’에 울고 ‘사이다’에 웃고, ‘마라맛’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각종 미디어에 난무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슴슴하지만 속이 편한 ‘힐링’ 콘텐츠들도 차례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얼해진 입맛을 잠재우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일본 동요 경연대회 무대에 선 2세 아기, 노노카짱이 누리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84cm의 작은 키로 의젓하게 서서 동요 ‘강아지 경찰관’을 당차게 부르는 모습에 대중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쏠렸다. 팬을 자처한 이들은 노노카짱을 그린 팬아트가 쏟아졌고 급기야 한국 내 팬카페도 개설됐다. 자극만큼 힐링을 원하는 대중의 성향이 반영된 재미있는 해프닝이다.
2021년 드라마, 예능, 웹툰 업계에도 순한 맛 열풍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휴머니즘 신작 콘텐츠들이 대거 공개돼 눈길을 끈다.
JTBC 수목극 ‘런 온’은 휴머니즘과 로맨스가 결합된 드라마다. 별다른 갈등이나 자극없이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에서 편안함을 준다. 임시완과 신세경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된다는 점도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다.
비단 시청률은 저조하나 잔잔한 호평을 이끌고 있는 금토극 ‘허쉬’도 대표적인 휴머니즘 드라마로 손꼽을 수 있다. 기자라는 특정 직업군을 다룬 장르물이 아닌 현대인의 삶 자체를 조명해 위로를 전하고 있다.
tvN 예능 ‘윤스테이’는 외국인을 상대로한 한옥에서 한국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나영석 사단의 힐링 예능이다. 늘 해외 로케를 통해 이국적인 힐링을 전했다면 ‘윤스테이’는 잊고 있었던 한국의 정과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예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방송 예정인 JTBC 예능 ‘배달가요 - 신비한 레코드샵’도 게스트들의 ‘인생 이야기’와 ‘인생 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음악 토크쇼와는 달리 우리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의 공감과 힐링을 전달할 예정이다.
신선한 만큼 자극적이고 중독성 강한 소재가 주를 이뤘던 웹툰계에도 ‘힐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잔잔한 공감을 선사한 웹툰 ‘치즈인터트랩’의 순끼 작가가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을 선보인다. 1999년 중학교 3학년 ‘황미애’와 ‘김철’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학창시절과 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내 독자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웹툰 ‘도무지 그애는’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주인공 ‘무지’의 아르바이트기를 그린 웹툰으로, 세상을 배워가는 수많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육상밖에 모르는 ‘김샤인’과 달리기 천재 ‘선유별’의 성장기를 다룬 웹툰 ‘샤인 스타’도 소소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은구슬은 “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잠식하면서 동시에 대중들은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아왔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결국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도 공존하기 마련이다. 2021년을 맞아 따뜻한 감동이 있는 콘텐츠에 자꾸 시선이 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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