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값보다 더 비싸졌다"..강남 배달료 2만원 시대

신미진 입력 2021. 1. 14. 16:30 수정 2021. 1.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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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어 배민도 '1건당 한 집 배달'
강남·송파 피크 수수료 1만5600원
배달료 80%는 배달업체가 부담
출혈경쟁에 비용 소비자 전가되나
[사진 출처=연합뉴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수수료를 최대 1만5000원대까지 올렸다. 최근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후발주자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과도한 출혈경쟁에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치솟는 배달수수료…2만원도 터치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이날부터 강남서초점과 송파강동점 라이더를 대상으로 일반 배차 시에도 '번쩍배달'을 시범 도입했다. 번쩍배달은 건당 수수료가 높은 대신 45분 이내 배달 완료를 원칙으로 한다. 동시 배달 가능 개수도 변동됐다. 기존에는 배달 2~3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배송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단건배송만 가능하다.

배달수수료도 올랐다. 라이더들이 시급을 고려해 단건배송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저녁 피크타임 송파구의 번쩍배달(2㎞ 초과) 건당 최소 배달비는 1만5600원으로 전날보다 5300원 인상됐다. 여기에 라이더 공급 상황에 따라 3000원 안팎의 시간대별 프로모션이 붙고, 2㎞ 초과 시 500m마다 500원씩 추가되는 거리 할증까지 더해지면 배달비는 2만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강남구에서 활동하는 한 라이더는 "12시부터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총 4건을 수행하고 7만6000원을 벌었다. 평균 배달수수료는 2만원 수준"이라고 인증했다.

이는 쿠팡이츠와 동일한 전략이다. 쿠팡이츠는 론칭 초기부터 '주문 1건당 한집배송'을 내세워 배달 소요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는 데 성공,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수수료 상한선도 최대 1만5000원으로 경쟁사대비 2~3배 가량 높다.


◆ 배달료→수수료→가격 인상

소비자들은 음식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과도한 출혈경쟁에 따른 비용이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로 쿠팡과 배달의민족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1만5000원의 배달수수료에서 80%(1만2000원)를 부담한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이 개입한 배달수수료는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판촉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월 배달의민족이 음식점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는 '정률제' 요금제를 도입하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며 메뉴 가격을 올리고 나선 바 있다. 라이더 배달료 인상→음식점 수수료 인상→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총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행해야 하는 배달 건 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민라이더스에서 배달원을 추가로 모집하면서 상당히 과잉된 상태"라며 "1만5000원짜리 배달콜을 잡기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저가 배달콜을 잡은 라이더들은 더 빨리, 더 많이 배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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