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무엇부터 들을까..이 책이 알려준다

고경석 입력 2021. 1. 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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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음악이다.

따라서 재즈의 역사나 음악 이론, 유명 연주자들의 바이오그래피를 이야기하기보다 각 앨범에 담긴 음악의 메시지에 집중한다.

재즈 전문가일 뿐 아니라 클래식과 팝에도 해박한 저자의 예리한 음악적 통찰이 이를 돕는다.

모든 음악이 그렇듯 재즈도 알고 들으면 더 깊고 흥미롭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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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타임 재즈 명반 가이드북'에서 첫번째로 소개하는 앨범은 엘라 피츠제럴드(왼쪽)과 루이 암스트롱의 'Ella and Louis'다. 저자는 이 앨범이 "재즈의 전환점을 형성한 금자탑"이라고 치켜세웠다.

재즈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음악이다. 클래식처럼 우아하고 고상한 음악으로 대우받는 것도 아니고, 대중음악처럼 폭넓은 인기를 얻지도 못한다. 가까이 하고 즐겨 듣기엔 어려운 음악이며 전성기가 오래 전에 끝나버린 과거의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엉뚱하게 음악 자체보다 멋이나 패션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출판사는 그런 의미에서 ‘본질의 실종과 소통의 부재’라는 재즈와 대중의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고 소개한다. 따라서 재즈의 역사나 음악 이론, 유명 연주자들의 바이오그래피를 이야기하기보다 각 앨범에 담긴 음악의 메시지에 집중한다.

책은 20세기 초의 스윙 시대부터 2010년대의 현대 재즈까지 110장의 재즈 명반을 아우른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처럼 재즈 초보자도 알 만한 유명 걸작뿐만 아니라 스케릭스 싱코페이티드 테인트 셉텟의 2006년작 ‘Husky’ 등 재즈 애호가들도 낯설어 만한 앨범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각 앨범에 할당된 분량은 사진과 수록곡 목록을 제외하면 한 쪽 안팎이지만 가이드로서 역할은 충분하다. 앨범에 담긴 기본적인 정보와 전문가들의 평가는 물론 오랜 기간 신문사의 음악 전문 기자로 활약했던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분석이 압축적으로 담겼다. 초보자라면 재즈 전성기인 1950, 1960년대에 발표된 걸작들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 중심으로 넓혀가는 게 좋다. 고전 재즈 애호가라면 여기 소개된 2000년대 이후 앨범들을 통해 재즈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볼 수도 있겠다.

올타임 재즈 명반 가이드북ㆍ장병욱 지음ㆍ안나푸르나 발행ㆍ264쪽ㆍ2만2,000원

앨범 단위로 쪼개진 글인데다 연대기순의 나열이 아니고 하위장르별로 구분한 것도 아니어서 재즈의 변천사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하나씩 꼼꼼히 읽으며 앨범을 듣는다면 재즈 역사의 전체적 흐름이 읽힐 것이다. 재즈 전문가일 뿐 아니라 클래식과 팝에도 해박한 저자의 예리한 음악적 통찰이 이를 돕는다.

모든 음악이 그렇듯 재즈도 알고 들으면 더 깊고 흥미롭게 들린다. 여러 장르에서 샘플링됐던 허비 행콕의 ‘Cantaloupe Island’가 저자의 설명처럼 수박 장수의 외침과 수레의 소음 등에서 출발한 음악이라는 것을 알고 듣는다면 눈 앞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가이드북은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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