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움 담은 '기록펜화 거장' 김영택의 화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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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별세한 펜화가 김영택 화백은 우리 문화재를 비롯한 세계의 고건축물을 고증하는 '기록펜화'의 거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묘사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건축물을 기록하는 펜화 장르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였다.
생전 고인은 "우리 건축물을 통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무아(無我)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은 것이 펜화를 그리는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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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3일 별세한 펜화가 김영택 화백은 우리 문화재를 비롯한 세계의 고건축물을 고증하는 '기록펜화'의 거장이다.
서양이나 일본 기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적인 펜화를 창조한 김영택의 화업을 돌아보는 개인전 '김영택 펜화전'이 열린다.
고인은 대장암 투병 중에도 열정적으로 전시를 준비해 왔으나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세상을 떠나 미술계에 안타까움을 남겼다.
전시는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예정대로 개최된다.
가나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고인이 남긴 세계문화유산 시리즈 펜화 40여 점을 소개한다.
'서울 종묘 정전', '창경궁 옥천교 용면상',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셸',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등 국내외 건축 문화재를 펜으로 정교하게 재현한 작품들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고인은 1994년 벨기에에서 열린 제1회 세계 로고디자인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당시 파리에 들른 그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프랑스의 화가이자 삽화가인 귀스타프 도레(1832~1883)가 펜으로 그린 성서를 보고 펜화에 매료됐다.
귀국 후 그는 20년간 경영하던 디자인 회사를 내려놓고 펜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어린 시절부터 묘사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건축물을 기록하는 펜화 장르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였다.
펜화를 독학으로 연구한 끝에 카메라와 다른 사람의 시각적 특성을 최대한 살린 '김영택 원근법' 등으로 한국적 펜화의 세계를 열었다.
김 화백은 양산 통도사에 1년 넘게 머무는 등 전국 곳곳을 돌며 건축물과 주변 경관을 세밀하게 묘사한 여러 작품을 남겼다.
고증을 거쳐 사라지거나 훼손된 부분을 정교하게 되살린 고인의 작업은 문화재 복원과 기록에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전 고인은 "우리 건축물을 통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무아(無我)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은 것이 펜화를 그리는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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