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코로나 가석방' 진풍경.."죄졌다고 목숨 잃을 순 없어"

이사민 기자 2021. 1. 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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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코로나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남편을 맞이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교도소 앞을 찾은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오전 9시쯤 기자가 찾은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정문 앞은 가석방 출소자의 가족과 지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가석방된 50대 남성 B씨는 "법무부가 발 빠르게 가석방을 해줘 감사하다"면서도 "그간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교도소 직원들의 입이 아닌 방송 뉴스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어 답답하고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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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남부교도소 정문 앞에서 출소자 가족과 지인들이 출소자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사민 기자





"우리 신랑은 기저질환 때문에 코로나 걸리면 바로 죽어요. 이렇게 나올 수 있어 너무 감사하죠"

14일 '코로나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남편을 맞이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교도소 앞을 찾은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오전 9시쯤 기자가 찾은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정문 앞은 가석방 출소자의 가족과 지인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두 손을 꼭 모은 채 교도소 문이 열리기만을 초조히 지켜보거나, 까치발을 들어 교도소 담장 너머를 바라봤다.

이날 법무부는 전국 900여명의 수형자를 가석방했다. 매년 1월 진행되는 정기 가석방은 오는 29일 예정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자 법무부가 올해 한차례 더 가석방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이날 가석방이 추가로 이뤄졌다. 전례 없는 '특별 가석방'인 셈이다. 남부교도소에서는 총 67명의 수형자가 가석방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출소자·가족 모두 마스크 쓴 채로 얼굴 맞대…"법무부가 내부에 코로나 감염 상황 안 알려줘"
오전 10시가 되자 가석방 출소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교도소 정문을 나왔다. 한 20대 출소자는 오랜만에 만난 부모와 얼싸안으며 눈물을 훔쳤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친구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중년 남성도 있었다. 가석방됐다는 소식을 친지에게 알리려고 정신없이 전화를 넘겨받으며 인사를 건네는 출소자도 눈에 띄었다.

이날 가석방된 50대 남성 B씨는 "법무부가 발 빠르게 가석방을 해줘 감사하다"면서도 "그간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교도소 직원들의 입이 아닌 방송 뉴스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어 답답하고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A씨는 교도소 안에서 한 방을 여섯 명이 함께 썼다며 교정시설 내부가 여전히 '과밀수용' 상태라고 지적했다.

출소자 부모 "죄지었다고 목숨 잃게 할 순 없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서울남부교도소 건물 전경./사진=이사민 기자

출소하는 아들을 만나러 온 C씨는 법무부의 교도소 방역 대책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C씨는 "법무부가 수용자 이송을 통해 교도소별 확진자 수를 줄이는 '눈속임'을 했을 뿐"이라며 "전체 방역 차원에서는 실질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교도소 안에서 운동하는 것조차 잘 못 했다고 한다"며 "단지 죄를 지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 목숨을 잃게 할 수는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C씨의 아들은 오는 4월에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됐다.

마찬가지로 출소하는 아들을 기다리던 D씨는 이번 가석방에 대한 교도소 측의 사전안내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D씨는 "누구는 방역을 위해 개인 차량을 이용하라 하고, 누구는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다"며 "수용자 가족에 대한 안내와 소통이 조금씩 달라 대처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코로나19에 취약한 환자, 기저질환자, 고령자 등 면역력 취약자와 모범수형자 등을 대상으로 심사 기준을 완화해 가석방 대상을 확대했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249명이다. 국내 집단감염 사례 중 서울동부구치소 누적 확진 현황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5213명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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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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