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폐지' 주장..전문가 "방향 맞지만, 투기차단 장치 필요"

건설부동산부 공용 기자 입력 2021. 1. 14. 15:14 수정 2021. 1. 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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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매물유도 긍정적"·"일반세율 땐 다주택자 더 늘어"
"국채매입·조건부 인하 등 불로소득 차단 장치 필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건설부동산부 공용 기자 = 여당의 강력 반발로 가라앉았던 '양도소득세' 쟁점을 야당이 재점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정이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시장 안정을 내세운 반면 야당에선 단기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양도세 폐지가 유일한 방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14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양도세 완화 정도로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 효과를 보기 위해선 중과세를 과감하게 풀어야 하지만 정부에서 강조하는 불로소득 환수나 투기수요 차단 등의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양도세가 시장에 공론화된 만큼 이번 기회에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인 양도세를 내리는 과세원칙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정부의 투기세력 차단이라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건부 인하 등 불로소득 차단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7·10대책 '악수'로 시작…양도세 공론화는 긍정적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부동산 대책 기자회견을 통해 "양도세 완화는 단기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꼽히는 방안인 만큼 의미 있는 정책수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6월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 제도를 올 연말까지 유예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라 오는 6월부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팔 경우 최대 75%의 양도세율(최고 기본세율 45%+중과세율 30%포인트)이 적용된다.

양도세 완화 공론화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주택시장 불안정 일부 요인이 다주택자에 대한 모든 세금을 인상한 7·10대책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집을 살 때(취득세), 집을 보유할 때(종합부동산세), 집을 팔 때(양도소득세) 내야 하는 세금을 모두 올리며 '출구 없는 옥죄기'가 됐다는 것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신규 공급을 늘리거나 기존 주택 매물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것뿐인데, 신축은 건설 시간때문에 수요층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며 "기존 매물이 많이 나오려면 현재 매물 잠김현상의 근본 원인인 양도세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매물유도 이전에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낮추는 것은 조세정책의 기본원칙"이라며 "그런 면에서 야당의 양도세 중과세 폐지 주장이 양도세 완화를 위한 공론화라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는 많은데 매물이 부족하니 집값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기존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게 해야 시장 정상화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1.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양도세 완화 논의 긍정적" vs "일반세율 땐 다주택자 더 늘어"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완화의 방향성은 맞지만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시적 폐지를 적용한다면 순간 시장의 매물은 늘어나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매물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다주택자라면 양도세를 낮춰도 똘똘한 한 채를 끝까지 쥐고 있을 가능성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매물만 양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송인호 KDI 부장도 "조세 정상화를 떠나서 양도세 완화 그 자체가 신속한 부동산시장 안정을 가져오기는 힘들다"며 "추가적인 공급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주택자 일부의 매물 수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양도세 완화 논의는 좋지만 중과 폐지의 부작용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현재 양도세 때문에 비거주 투자형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는 상당히 부담인데 주택 수에 따른 중과가 없어지면 이런 부담이 줄어 다주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일반세율을 적용하면 다시 서울과 주요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생겨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양도세 정책에 대해선 양도세 중과 폐지 원안보다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두성규 연구위원은 "정부와 여당은 지지층의 반발로 인해 양도세 인하를 원판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면 불로소득 차단을 위해 양도세 인하 수혜자에게 국채를 사게 한다든지 등의 조건부 양도세 인하 등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현황 등을 고려할 때 단계적인 조정을 통한 양도세 중과 완화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미화 교수도 "양도세 한시적 완화나 폐지에 대한 방향은 맞고 당장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예상되는 부작용을 고려해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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