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전망 밝다" "괴리 커져" "슬픈 투기", 주가 3천 정치권 시각

안현호, 이희수 2021. 1. 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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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쇼] 공매도 금지 연장 놓고선 고민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어있다.[사진=한주형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린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다는 걸 보여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실물 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것이냐"며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으니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신중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당 역시 "주식시장 활황은 역설적으로 집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절망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경제통' 의원들은 아예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1. 문 대통령 "한국 경제 미래 밝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충우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것에 대해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 미래가 밝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라며 "경제 회복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낙관론의 근거로 코스피 3000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다만 경제부처 수장들은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며 "늘어난 시중 유동성을 세심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날 "잠재된 금융 리스크가 올해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2. "희망 불꽃 꺼뜨리지 마라" vs "말귀 못 알아듣냐"


정치권에선 코스피 3000 돌파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증권맨' 출신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코스피 3000 돌파에 대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말한 것을 비판했다.
김병욱 의원, 이혜훈 전 의원[사진=김호영기자]
김 의원은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당 정치인의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장중 3000선을 달성했다"며 "한국 경제 희망의 불꽃을 제발 꺼뜨리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맞이한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한국 증시가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고 호평했다.

국민의힘 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전 의원은 이에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전문가 맞느냐"며 "주가 3000이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주가 3000 가는 상황이 위험하다는 문제 제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물 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게 아니기에 작은 외부 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대비해야지 희망을 부풀리고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3. "집 못 사는 사람들의 절망 탓"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호영기자]
야권에선 "주식시장 호황에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주식이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반강제적으로 국민을 주식시장으로 내몬 것"이라며 "주식시장 활황은 역설적으로 집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절망 덕분"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SNS에 "국민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이면에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며 "자본소득을 통해서만 주택 소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슬픈 투기'"라고 썼다.


4. 민주당서 "공매도 금지 연장" 목소리


개인투자자인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을 주장하자 민주당에선 호응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주가 폭락을 우려해 올 3월 15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동학개미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애국을 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이들이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불공정과 제도적 부실함을 바로잡지 못한 채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현호 인턴기자/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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