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폭 키우는 서울 아파트값..재건축 기대에 강남권 상승폭 커
전세품귀로 전세난 계속..서울 81주 연속 상승·수도권 4주 연속 횡보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새해 들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지방은 정부가 작년 말 규제지역을 확대한 이후 매매시장 과열이 한풀 꺾인 분위기이지만, 서울은 강남권의 재건축 추진 기대감 등으로 수요가 다시 몰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는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서울이 81주 연속으로 오르는 등 강세가 이어졌다.
서울 주간 아파트값 작년 7·10 대책 직후 수준으로 상승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1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5% 올라 지난주(0.27%)보다 상승 폭이 소폭 줄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07%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해 7·10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둘째 주(0.09%)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8∼11월 매주 0.01∼0.02% 수준으로 오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었으나 12월 1∼4주 0.03%, 0.04%, 0.05%, 0.06%로 매주 상승 폭을 키운 뒤 새해 첫 주인 지난주 0.06% 올랐고, 이번 주도 오름폭을 키웠다.
이번 주 서울 강남권은 압구정·반포동 등 재건축 진척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강북권은 마포·동대문 등 역세권 인기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강남 4구의 경우 송파구(0.11%→0.14%)는 잠실동 재건축 추진 단지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오금동 아파트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09%→0.10%)는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압구정동 아파트 위주로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2차 전용면적 198.41㎡는 최근 52억7천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작년 12월(50억원) 세웠던 최고가격 기록을 다시 썼고, 현대3차 82㎡도 최근 2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구(0.10%→0.10%)는 지난주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서초구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3㎡당 5천668만원의 분양가를 승인받은 영향 등으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0.10%)가 공덕·도화·아현동 중심으로, 동대문구(0.09%)가 전농·답십리동 뉴타운 단지 위주로, 용산구(0.08%)가 이촌·문배동 위주로 각각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인천도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6%로 상승 폭이 커졌다. 주거환경이 좋은 송도 등지를 중심으로 연수구가 0.78% 올랐다.
경기도는 0.37%에서 0.36%로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양주시(1.44%→1.35%)는 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1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며 2주 연속 크게 올랐다.
고양시(1.10%→0.88%)는 덕양구(1.06%)와 일산서구(0.78%)·동구(0.71%) 위주로, 남양주시(0.67%→0.64%)는 다산동·화도읍 위주로, 파주시(0.75%→0.63%)는 운정신도시 단지 위주로 각각 올랐다. 성남 분당구(0.46%→0.48%)는 서현·정자동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수도권 전체의 주간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26%를 유지했다.
규제확대로 지방 아파트값 상승률 축소
지방은 작년 말 규제지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0.28%에서 0.25%로 상승률이 축소됐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지난주 0.37%에서 이번 주 0.32%로, 경기도를 제외한 8개도는 0.20%에서 0.18%로 각각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해 수도이전 논의로 집값이 급등했던 세종시는 0.24%로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도별로는 울산(0.38%)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경기·인천·대전(0.36%), 부산(0.35%), 대구(0.33%), 강원(0.30%), 경북(0.28%), 세종(0.24%), 충남(0.23%), 제주(0.21%) 등의 순으로 올랐다.
울산은 북구(0.49%)에서 매곡·천곡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중구(0.47%)에서 복산·우정동 위주로 상승했다.
부산은 지난달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금정구(0.54%→0.17%)와 강서구(0.60%→0.22%) 등은 상승세가 꺾였으나 이보다 한 달 앞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남구(0.50%→0.57%), 연제구(0.36%→0.43%), 해운대구(0.37%→0.40%) 등은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대구는 수성구(0.64%→0.57%)가 상승 폭을 줄였지만, 서구(0.26%→0.42%)와 달성군(0.15%→0.35%) 등은 상승 폭을 키웠다.
8개 도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강원도에서는 원주시가 0.49%에서 0.65%로 상승 폭을 키웠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원주시 관설동에 있는 청솔8차아파트 전용 59.85㎡는 지난달 42건 거래되고 이달 들어서도 7건의 매매 신고가 이뤄졌는데, 매매가격은 대부분 1억원 이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원주나 양주 등 지방에서 최근 1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것은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다주택자라도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아 투기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품귀 계속…서울 전셋값 81주 연속 상승
전세는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5% 올라 지난주(0.26%)보다 오름폭을 소폭 줄였다.
서울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13% 오르며 8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 강남권은 송파구(0.17%→0.21%)가 잠실·문정·거여동 등의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강남구(0.16%→0.17%)가 대치·수서·도곡동 위주로 오르며 상승 폭을 확대했고, 서초구(0.18%→0.11%)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반포·잠원·방배동 위주로 올랐다.
강북권에서는 용산구(0.19%→0.19%), 마포구(0.19%→0.18%), 은평구(0.15%→0.15%), 성북구(0.13%→0.15%), 노원구(0.14%→0.14%)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4주 연속 횡보했다.
경기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0.26% 상승을 기록했고, 인천은 0.33%에서 0.37%로 오름폭이 커졌다.
경기에서는 양주시(0.69%), 고양시(0.49%), 성남 분당구(0.45%), 남양주시(0.41%), 용인 기흥구(0.40%)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86%)와 서구(0.44%), 계양구(0.30%)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은 0.27% 올랐으나 지난주보다 상승 폭은 0.03%포인트 감소했다.
세종은 지난주 1.78%에 이어 이번 주 1.67%로 전셋값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0.57%→0.43%)을 비롯해 대전(0.50%→0.43%), 부산(0.39%→0.31%), 대구(0.29%→0.26%) 등은 전셋값 상승 폭이 줄었고, 광주(0.14%→0.16%)는 오름폭이 커졌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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