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신장산 면·토마토 전면 수입금지..제3국 제품도 포함·세계 의류산업 영향
[경향신문]
미국이 위구르족 강제 노동 의혹을 이유로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면화와 토마토 관련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신장산 면화와 토마토를 사용해 제3국에서 만든 제품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수입 제한 조치다. 신장은 면화와 토마토의 주요 생산지여서 전 세계 의류 산업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한 면 제품과 토마토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신장산 면과 토마토 제품에는 인도보류명령(WRO)이 내려졌다. 수입 금지에 따라 통관을 보류시키는 조치다. 수입 금지 대상에는 직접적으로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 뿐 아니라 신장산 면화나 토마토를 이용해 다른 나라에서 가공·생산된 제품도 모두 포함된다.
CBP는 “신장에서 생산되는 면·토마토 제품과 관련 강제 노동 상황을 보여주는 합리적 정보에 근거해 인도보류명령을 내렸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이동제한과 위협, 임금 미지급, 폭력적인 생활과 노동조건 같은 강제노동 지표를 확인했다”고 수입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케네스 쿠치넬리 국토안보부 차관대행은 이날 “미국의 공급망에서 어떤 종류의 강제 노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인들에게 그들의 수용소를 폐쇄하고 인권침해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마크 모건 CBP 국장대행도 “중국 정부가 현대판 노예제를 이용해 공정한 시장가치 이하로 상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제 노동을 이용한 값싼 물건을 수입하는 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미국 기업을 해치고, 소비자들을 비윤리적 구매에 노출시킨다”고 했다.
미국은 그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신장 지역에서의 강제 노동 의혹과 인권 문제를 지적해 왔고, 지난해 신장 지역 일부 업체에서 생산된 면화와 의류, 헤어제품 등에 대해 인도보류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제3국 제품을 포함한 전면적인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짐에 따라 전 세계 의류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 면화의 5분의 1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미국 의류 산업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해 90억달러 어치의 면제품과 1000만달러 어치의 토마토를 중국에서 수입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이번 조치는 미국이 신장 문제를 다루기 위해 취한 가장 광범위하고 공격적인 정책”이라며 “세계 의류 산업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토마토 제품과 관련해서도 세계적으로 쓰이는 토마토케첩의 4분의 1 정도가 신장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강제 노동 문제는 일부 미국 정치인이 꾸며낸 정치적 거짓말이며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미국이 일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신장 주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강제 실업과 강제 빈곤을 야기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준석 “참 나쁜 대통령···이태원 참사 공작 의심했을 것이라 단언”
- 틱톡서 인기 끌던 비비고 찐만두··· 미국 지상파 토크쇼도 진출
- [단독]허웅 전 연인 “임신 중에도 강제로 성관계 원해···거짓으로 2차가해 중”
- ‘중국 스파이’ 의혹받던 필리핀 시장, 실제 중국인으로 밝혀져
- ‘윤석열 비판’ 유시민 신간, 베스트셀러 1위 ‘열풍’···독자 10명 중 7명 ‘4050’
- 한동훈 “윤 대통령이 이태원 조작 얘기? 믿지 않아”···당내에서도 “충격”
- 윤 대통령, ‘이임재 음모론’도 믿었나···박홍근 “용산경찰서장 관련 대화도 있어”
- [영상] 인도 뉴델리공항 천장 무너져 1명 사망…항공기 운항 지연
- [속보] '위원장 탄핵' 앞둔 방통위, KBS·방문진·EBS 이사 선임계획 의결
- [갤럽] 채 상병 특검 찬성 63%···한동훈, 여당 지지층서 지지율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