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사망자 '사상 최다'..한파, 미세먼지보다 강력했다
"매년 1월 사망자 수 정점 찍고 줄어들어"
"고혈압·뇌혈관·호흡기 환자 등 한파 영향"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기록적인 한파로 사망자 수가 사상 최다로 집계된 2018년 1월 한파가 미세먼지보다 더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겨울이어도 추운 해일수록 사망자 수가 더 많았다. 그 해 겨울이 얼마나 추웠는지 수치화한 것이 한파일수다. 한파일수는 아침(03~09시) 최저 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간 날을 말한다.
최근 3년간 전국 평균 한파 일수는 2018년 1월이 5일로 가장 많았고 2019년 1월은 1.5일, 2020년 1월은 0일이었다. 전국 사망자 수 역시 2018년 1월이 3만1550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18년에는 기록적인 한파를 기록하면서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4.7%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2018년 1월 말과 2월 초 사이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이로 인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631명의 한랭환자가 발생했다.
매년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2% 가량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 해 얼마나 추위가 심했는지 알 수 있다.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2020년 1월(2만8471명, 잠정치)과 2019년1월(2만7366명) 사망자 수를 웃돌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매년 가장 추운 1월에 사망자 수가 피크를 찍고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가 고령화하고 있는 데다 고혈압 환자, 뇌혈관 질환자, 폐렴·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환자 등이 한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파는 단기적으로 미세먼지보다 더 위협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는 2018년 1월은 각각 32㎍/㎥, 50㎍/㎥ 2019년 1월은 35㎍/㎥, 60㎍/㎥ 으로 집계됐다.
2018년 1월에는 이듬해 1월보다 대기오염은 덜했지만 더 추웠고, 2019년 1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대기오염은 심했지만 덜 추웠다. 그런데 2018년 1월 사망자 수가 2019년 1월보다 4184명 더 많았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지고 알레르기 비염, 천식, 기관지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한파가 미세먼지보다 치명적인 셈이다.
실제로 한파가 지속될 때 실내 기온이 4℃ 떨어지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5% 높아진다. 특히, 뇌졸중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저온에서는 혈액 유속이 더욱 느려지고 혈청 피브리노겐 수준이 높아져 뇌경색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고령층은 혈관 수축, 오한과 같이 추위에 적응하는 기능과 온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추위에 취약하다. 노인, 신생아,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영양결핍 등이 있는 사람들은 저체온증 발생률이 높다. 저체온증은 우리 몸이 정상체온(36.5도)을 유지하지 못하고 35도 아래로 떨어져 발생하는 한랭질환이다. 체온이 28도 정도까지 내려가면 심장에 무리가 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 11월16일부터 '한파 영향예보'를 관심-주의-경고-위험 4단계로 시행 중이다. 한파로 주로 영향을 받는 보건, 산업, 시설물, 농축산업, 수산양식, 교통전력 등 6개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분야별 한파 위험 정도를 한눈에 확인해 피해를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고령자와 뇌심혈관, 호흡기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배천직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박사는 "각 지자체는 지난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상당부분 투입돼 올해 크게 줄어든 재해구호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는 직·간접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R&D)예산을 늘리고, 주거시설 개선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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