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통령도 法위에 있지 않음을 초당적으로 보여줬다"

2년전 그날처럼 ‘탄핵 드레스’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3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전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와 똑같은 검정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AP 연합뉴스

- 공화당 의원 10명도 탄핵찬성

한국계 4명, 黨 따라 찬반 갈려

상원 표결땐 3분의2 찬성 필요

공화당서 반란표 17표 나와야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4년 만에 2차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이번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 10명이 민주당에 동조하면서 공화당 분열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50 대 50으로 분점한 공화당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이전에는 상원 표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바이든 당선인도 이날 “상원 지도부가 탄핵과 다른 현안을 병행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혀, 상원까지 통과돼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소추안을 가결시킨 뒤 “오늘 하원은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으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명백하게 실재하는 위협”이라면서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탄핵안에) 서명한다”고 말했다. 탄핵 가결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에 이어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을 당한 첫 대통령이 됐다.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된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 탄핵 표결 전에 사임했다.

특히 이날 찬성 의사를 던진 의원은 민주당 의원 222명에 공화당 의원 10명도 동참했다. 공화당 하원 서열 3위 리즈 체니(와이오밍)·댄 뉴하우스(워싱턴) 등이 대표적이다. 하원 내 공화당 서열 1위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당론을 정하지 않고 표결을 의원들의 자유 의지에 맡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계 의원 4명 중 민주당 소속의 앤디 김(뉴저지) 의원과 메릴린 스트리클런드(워싱턴) 의원은 찬성표를, 공화당 소속인 영 김(캘리포니아) 의원과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하원에서 가결된 탄핵소추안은 상원으로 송부됐지만, 상원이 이를 표결에 부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규칙과 절차, 전례를 감안할 때 다음 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상원이) 결론 낼 가능성이 없다”며 “과거 세 차례 상원의 탄핵심리도 각각 83일, 37일, 21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상원에서는 전체의 3분의 2가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 50명 중 최소 17표의 반란표가 나와야 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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