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오픈이노베이션이 필요해

2021. 1.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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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타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스스로 혁신이 어려운 기업들은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초기에는 연구·개발(R&D)에만 적용됐지만 이후 생산과 서비스 등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해 혁신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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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타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비접촉식으로 송두리째 변했다. 수십만 년 동안 인류의 DNA에 새겨졌던, 눈을 쳐다보고 손을 마주 잡는 소통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그러나 불편하더라도 감내해야 한다. 문제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오랫동안 진화하며 적응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적응에 실패하면 당장 내일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더더욱 그렇다. 기업은 변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즉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요즘 국내 기업이 내부 자원만으로 혁신하기란 쉽지 않다. 스스로 혁신이 어려운 기업들은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초기에는 연구·개발(R&D)에만 적용됐지만 이후 생산과 서비스 등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해 혁신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 애쓰고 있다. 글로벌 빅파머들은 신약 개발 과정의 리스크를 줄이려고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판로 개척 및 투자 유치를 위한 유용한 통로가 되고 있다.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직접 제품을 생산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소비자 가전제품은 글로벌 플랫폼에 연결되거나 B2B로 다른 기업의 제품과 패키지로 결합될 때 판매 가능성이 커진다.

플랫폼기업들은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각자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의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로 선정되면 스타트업들은 이 기업의 플랫폼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스케일업될 수 있다.

우리 스타트업은 시장 규모가 작고 규제가 심한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바로 참여하기는 힘들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국내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차선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남아 있는 국내에서 대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도입해 좋은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살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각 분야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국내의 폐쇄적인 기업 환경을 고려해 공공의 마중물 역할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또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서비스 전문기업도 육성해야 한다.

특구진흥재단은 지난해 SK건설, 대웅제약 등 몇몇 대기업과 기술금융, 기술사업화전문기업,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산업분야별 오픈이노베이션 행사를 개최해 투자 및 판로 연계, 공동 연구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 바 있다. 올해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재미과학기술자협회 등 한인 네트워크와 협력해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돼 우리 스타트업들이 투자와 마케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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