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인문학과 과학이 섞여야 계발·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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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Creativity)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 윌슨은 인문학과 과학을 창의성의 쌍두마차로 본다.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하려면 인문학과 과학이 함께 손잡고 섞여야 한다는 것.
과학과 인문학이 더 깊이 융합할 때 두 분야가 상승효과를 보게 되고 창의성 계발 역시 새롭게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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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창의성(Creativity)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창의성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휘될까? 애초에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하면 더 확장할 수 있을까?
'통섭', '바이오필리아' 등의 명저로 우리에게 친숙한 에드워드 윌슨(92)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창의성을 주제로 한 책으로 다시 독자에게 다가왔다.
신간 '창의성의 기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제목과 부제가 함축하듯 창의성이 인류와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보고, 인간 창의성의 기원과 미래, 그 확장법을 설명해준다.
저자 윌슨은 인문학과 과학을 창의성의 쌍두마차로 본다.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하려면 인문학과 과학이 함께 손잡고 섞여야 한다는 것. 과학과 인문학은 창의성을 낳는 동일한 뇌 과정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 우리 인류는 창의성 덕분에 과학을 토대로 한 첨단 기술 문명까지 이뤄냈다.
윌슨에 따르면, 우리가 어디로든 선택한 곳으로 가고자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게 과학이다. 그리고 이 과학이 무엇을 만들어내든 그것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건 인문학이다.
따라서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받아들이고 토대로 삼을수록 인문학도, 창의성도 범위가 넓어진다. 인문학과 과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자기 이해여서다.
"사람들이 흔히 믿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인문학은 과학과 별개가 아니다. 현실 세계나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과정 어디에서도 둘을 가르는 근본적 틈새 따위는 없다."
"과학이 인문학의 토대가 된다면, 인문학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 과학적 관찰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을 다루지만, 인문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무한한 많은 환상 세계까지 다룬다."
"인문학과 과학이 조합된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는 우주의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떤 힘이든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시간과 공간에서 무한을 탐색할 수 있다."
저자는 이처럼 과학과 인문학이 균형 있게 하나가 될 때 새로운 계몽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학이 사실적 지식을 제시한다면 그 지식이 가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인문학이어서다. 과학과 인문학이 더 깊이 융합할 때 두 분야가 상승효과를 보게 되고 창의성 계발 역시 새롭게 이뤄지게 된다.
이와 함께 윌슨은 고생물학, 인류학, 심리학, 진화 생물학, 신경 생물학 같은 덜 유명한 과학 분야들이 인문학의 '우호적 토대'나 '우군'이 돼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 학문 분야가 자연 선택이 구석구석 프로그래밍해온 인간의 생물학적 본질을 밝혀줄 것이고 인문학의 토대인 인간 본성과 인간 조건을 해명할 열쇠가 될 것이어서다.
그렇다면 책 제목이 말하는 창의성의 기원은 언제일까?
저자는 인간 창의성의 기원을 4대 문명이 생겼다는 수천 년 전이나 신석기 혁명이 시작된 1만 년 전 정도로만 보지 말라고 당부한다.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가 그려지고 가장 오래된 뼈 피리가 만들어진 수만 년 전도 아니란다.
그는 "창의성이 그보다 훨씬 전, 100만 년 전쯤에 탄생했다"고 단언한다.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인류 최초의 야영지, 밤에 피운 모닥불 불가에서였다는 것. 이 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접근은 현재 진행형이다. 짧은 현세 인간 중심주의만으론 우연과 우연이 겹쳐 간신히 살아남은 영장류의 일종인 우리의 존재를 설명할 길이 없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도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8세기 후반 '천재성'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이 개념은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됐고, 지금은 보통 '새롭고 적절한 일을 할 수 있는 특성 또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인류 성장의 양 날개인 창의성은 오늘도 꾸준히 진화·발전하고 있다.
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272쪽. 1만9천500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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