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머니]'2인자의 역습' AMD, 인텔 넘어설 수 있을까

2021. 1. 14. 10: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달 CES에서 스포트라이트
리사 수 AMD CEO, 2014년 취임 이후 실적 반전
영업익 2018년 4.5억달러→2021년 23.3억달러
주가도 최근 1년 사이 2배 이상 상승
리사 수 CEO는 12일(미국 현지 시간) CES 2021 기조연설자로 나서 사용자의 일상생활과 업무 환경 등을 개선해 줄 혁신 기술을 공개했다. [사진=AMD 유튜브]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전 세계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인텔과 만년 2인자였던 AMD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AMD는 이달 12~14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기업 중 하나다. 과거엔 늘 인텔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이번 CES에서는 최근 맹렬한 기세로 인텔을 추격하고 있는 AMD의 신제품에 이목이 집중됐다.

리사 수 AMD CEO는 환한 파란색 옷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통상 AMD를 대표하는 빨간색이나 어두운 색상 옷을 주로 입었는데, 이번에는 파란색으로 맞춘 재킷과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파란색은 인텔을 상징하는 색으로, 인텔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수 CEO는 12일 라이젠 5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제품군을 발표하며 인텔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라이젠 5000 시리즈에 대해 “경쟁사 대비 디지털 콘텐츠 제작은 18%, 비디오 인코딩 44%, 오피스 작업 7%, 디자인 작업 39% 등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AMD와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12일 엑시노스 2100 출시 행사에서 “AMD와 협업하기로 했고, 다음 플래그십 제품(AP)에 AMD의 차세대 GPU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AMD가 협력한 새로운 엑시노스는 ‘갤럭시Z폴드3’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AMD와 모바일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AMD는 1969년 설립된 미국의 반도체 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설립자인 제리 샌더스는 인텔 창업자들과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같이 일했던 동기이기도 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CPU 시장의 강자로, 인텔과 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2006년 그래픽 카드 생산 업체 ATI를 인수·합병(M&A)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경쟁사와 점유율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인텔이 ‘코어2 프로세서’라는 제품으로 존재감을 보인 반면 AMD는 제품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오랜 기간 신제품 없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시장에서 점차 잊혀 갔다. 특히 2011년엔 글로벌 CPU 시장점유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주가는 1달러대까지 추락했다. 2014년 AMD 영업손실은 15억5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크게 악화됐다.

반전은 수 CEO가 2014년 대표직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대만 출신의 수 CEO는 IBM에서 12년간 일하면서 40편 이상의 반도체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이력을 쌓아 왔다.

그는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비주력 사업은 철수하는 대신 주력인 CPU 개발에 매진한 것이다. 노력의 결과는 2017년 출시된 ‘라이젠’ 시리즈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시장의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10월엔 350억달러(약 39조4000억원)에 경쟁사인 자일링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인텔과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PC와 게임용 콘솔 등에 사용하는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AMD는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부족했던 무선통신, 데이터센터, 자동차 및 항공기 기업 분야 진출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AMD의 실적은 크게 반등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MD의 올해 영업이익은 23억3400만달러(2조5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8년 4억5100만달러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3년새 400% 이상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주가도 2015년 주당 1달러대에서 지난해 초 40달러선, 현재 9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텔과 AMD의 글로벌 x86 CPU 시장점유율 추이. AMD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9년 20% 초반대에서 2년 새 40%까지 상승했다. [ICT 시장정보업체인 스테티스타 제공]

반면 인텔의 주가는 지난해 초 60~70달러 선에서 연말에는 40~5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인텔의 칩 개발이 지연되면서 애플과의 15년 협력 관계가 깨졌고, 오랜 동반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ARM 서버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나서면서 시장 주도권을 잃은 탓이다.

전날엔 로버트 스완 현 인텔 CEO를 경질하고 팻 겔싱어 VM웨어 CEO를 영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ICT 시장정보업체인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CPU 시장 글로벌 점유율에서 아직 인텔이 60.3%로 1위지만 AMD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AMD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9년 20% 초반대에서 2년 새 40%까지 상승했다.

kwater@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