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미네르바스쿨' 설립 나서는 김영록 대표, "스타트업 잠재력 발굴하는 '테디 힐 선생님'되고 싶어"

정무용 입력 2021. 1. 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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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도전하기도 어렵지만,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김영록 대표를 만나다

Q. 스타트업의 바이블이 된 ‘변종의 늑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런데 정작 저자가 경영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무엇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번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하하. 시작부터 너무 난해한 숙제를 주시네요. 아시다시피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서비스는 재무적 투자자인 벤처캐피탈(VC)도 있고 인큐베이터도 있습니다. 액셀러레이터(AC)의 국내법상 명칭은 ‘창업기획자’로서 VC나 인큐베이터와 달리 자금지원이나 업무보조만 아니라 창업 지식과 경험, 비즈니스 인사이트까지 전하는 일종의 창업동반자입니다. 국내에서는 AC가 아직 생소하지만, 오래전부터 발달돼 온 미국에서는 야구에서의 ‘테이블 세터’인 2번 타자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들에게는 외부의 멘토가 아니라 한 팀이 돼 동고동락하는 큰 형님같은 존재일 수도 있겠지요. VC나 인큐베이터보다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밀착지원 서비스입니다. 이 정도면 쉬운 설명이 됐을까요? (웃음)

Q. 아주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 잘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에어비앤비(AirBnb)와 드롭박스(Dropbox)등을 키워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대표적인 AC로 알고 있습니다. 김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롤모델이 있다면 어떤 유형인가요?

A. 물론 저도 그런 세계적 유니콘을 키워내고 싶습니다. 요즘은 가치 10조이상 기업을 데카콘이라고 부르던데, 할 수만 있다면 ‘데카콘 전문 AC’가 되고 싶습니다.

유니콘 기업의 레전드는 아무래도 애플이겠죠. 또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기업가 정신을 떼 놓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에 나오는 어린시절 이야기입니다.

초등학생 때 잡스는 걸핏하면 수업을 빼먹고 교실에 뱀을 풀어 놓기도 하는 소문난 악동이었다고 합니다. 자칫하면 비행청소년이 될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악동 잡스의 뛰어난 지적 능력을 알아봐 준 사람이 초등학교 4학년때 만난 테디힐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녀는 잡스에게 사탕이나 카메라 등을 주면서 수학문제를 풀어오고 작문을 해오도록 하면서 공부에 관심을 붙이게 인도했다고 합니다.

잡스는 전기에서 “테디힐 선생님은 내 인생의 성녀(聖女)였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나는 교도소를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기업환경에서 스타트업들이 가치를 인정받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 스타트업이 성장의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애플이 되도록 숨은 잠재력을 찾아내는 AC가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들에게 ‘스티브 잡스의 테디힐 선생님’처럼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회사명인 ‘넥스트챌린지’는 차세대 애플을 위한 도전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Q.변종의 늑대를 보면 ‘상식의 전복’이 창업자가 새겨야 할 계명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울이나 대도시를 떠나 제주도 서귀포에 회사를 세우신 것도 그 롤모델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 같은데 맞습니까.

A.저는 원래 전공이 건축이었습니다. 미래의 건축과 함께 도시 재생을 통한 공간의 재탄생을 항상 고민하고 창업생태계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COVID-19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언택트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언택트 테크놀로지의 비약적 발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구와 기업이 밀집된 대도시보다 문화와 여행, 비즈니스와 휴식이 융합된 공간의 가치가 부각될 것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적자원의 지역적인 안배입니다. 국내 AC가 300여개가 있지만 수도권에만 200여개가 밀집돼 있습니다. 국토 남단인 제주도에는 3개 뿐입니다. 물론 실리콘밸리와 같은 IT 클러스터라면 의미가 있겠지만 앞으로 본격화될 언택트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할 때 지나친 편중입니다. 사실 2년전 서귀포에 내려왔을 때 COVID 사태까지 고려한 건 물론 아니었습니다. 단지 언택트시대의 도래는 불가피하고 AC도 지역 인재를 양성하면서 도시 재생과 관련해 전개될 많은 공공 비즈니스를 토양으로 확보하는 것이 밀집지역에 진입하는 것보다 훨씬 유망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서귀포시가 인재를 확보하려는 열망도 강했기 때문에 정부과제인 초기창업패키지,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지역사업 맞춤형사업 등 다양한 국미사업을 유치하고 국내외 스타트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적 관점에서 비즈니스의 메가트렌드 변화와 공간적 관점에서 지역 발전의 열의. 이 두가지를 결합해 보면 서귀포가 최적의 비즈니스 거점이라 본 것입니다.

저의 졸저 ‘변종의 늑대’가 강조하는 것도 변종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패러다임 쉬프트의 유연함입니다. 아마 그 책을 읽어보신다면 제가 서귀포를 택한 이유와 함께 발상의 전환이 왜 비즈니스에서 결정적인 요인인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Q.올해도 COVID 여파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이 어렵겠지만 또 일부 기업에게는 큰 기회가 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올해 넥스트챌린지는 어떤 목표에 도전하실 계획인지요?

A.넥스트챌린지는 올해 창업생태계 조성과 함께 중앙 및 지방 정부와 민간 협력 거버넌스를 선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6개 광역시와 함께 소외 지역 중, 고교 창업교육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고, 지역 내 창업지원 기관 및 AC, VC의 역량을 강화하여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인가를 받고 제주를 시작으로 서울, 인천, 경기, 부산,대구 등 확장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 하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공간 인프라 조성의 매뉴얼화입니다.

제가 전국을 뛰어다니며 느꼈던 각 지자체마다 행정과 현장의 온도차 그리고 창업생태계 이해 부족으로 인해 발견한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특히 공간인프라 조성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스타트업생태계 이해부족으로 인해 일반적인 인테리어와 기획이 들어가면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건축가 경력과 창업생태계에 뛰어들어 활동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창업공간 및 인프라 조성을 잘못 설계했을 때 엄청난 예산낭비를 막는 일이 시급합니다.

공간기획부터 설계까지 매뉴얼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사진설명 : 김영록대표와 달채비 스타트업 토크쇼 진행>

Q. 대표님이 보시기에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망한 비즈니스는 어떤 분야라고 보시는지요?

A. 올해 넥스트챌린지 벤처스 지주회사(Holding Company)를 세웠습니다.

COVID 사태로 인해 떠오르는 유망 분야를 다각적으로 서치하고 기회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굳이 열거해보자면 고객서비스(Consumer service), 배송 비즈니스(Distribution commerce), 바이오헬스 산업(Bio Healthcare), 모바일산업(Mobility), 핀테크(Pintech), 소프프웨어 개발사업(Software solution), IT 하드웨어산업(Hardware ICT), 부동산정보사업(Prop-tech), 게임 미디어 콘텐츠 산업(Game media contents) 등입니다.

유니콘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직접 세우는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로서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Q. 창업교육에 집중하는 미국 미네르바스쿨의 선풍적 인기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하버드 대학보다 입학하기 힘든 학교로도 알려져 있는데 대표님께서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 설립을 추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미네르바스쿨은 알려진 대로 캠퍼스 없이 7개 국가를 돌며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며 이론과 실습을 함께 교육하는 미래형 대학입니다. 강의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언택트시대에 적합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포스트코로나 비즈니스를 대비해 국내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목표는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 설립입니다.

9개국 12개 도시를 연결하는 “넥스트챌린지스쿨” 개교를 위해 거의 모든 노력을 쏟아 붇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전환’입니다.

그것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교육으로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야 말로 저의 가장 원대하고 궁극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경창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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