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중국과 사랑에 빠졌다..밀월 관계 언제까지?

김정한 기자 2021. 1. 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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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전폭 지원에 테슬라 급성장
미중간 지정학적 불확실성 걸림돌 될 수도
상하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개막한 세계인공지능회의(WAIC) 개막식에서 메시지를보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미국 전기 자동차의 대표주자인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CEO가 중국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둬 세계 1위의 갑부가 됐다고 전하며 둘 사이의 관계를 조명했다.

중국 상하이 소재 테슬라 쇼룸©AFP= 뉴스1

◇ 테슬라, 봉쇄 중에도 '나 홀로' 조업 : 지난해 2월 10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거의 모든 지역이 봉쇄(셧다운)에 들어가 있을 당시 모든 회사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조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 최대 상업도시인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테슬라의 기가 상하이 공장은 직원들로 북적거렸다. 테슬라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N95 마스크 등 보호장비와 소독제 등을 공급받았다. 또한 직원들에게는 특별 통근 버스가 제공됐다.

이에 힘입어 테슬라는 생산 재개 직후 첫주에 자동차를 1000대 생산했다. 도요타자동차나 폴크스바겐 등 다른 외국 자동차회사들이 여전히 조업 재개를 하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

3월이 되자 테슬라의 주간 생산량은 3000대로 늘었다. 오히려 셧다운 이전보다 많은 생산량이다.

이에 대해 익명의 한 테슬라 임원은 테슬라가 단지 정부로부터 조업 재개 허가만 받은 것이 아니라 출근자들이 경찰차의 호위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비록 테슬라측은 이 같은 발언을 한 임원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테슬라와 중국 정부 사이에 밀월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전기차. © 로이터=뉴스1

◇ 中 정부의 전폭적인 테슬라 지원 : 테슬라의 빠른 조업 재개와 정상 회복은 지난 2018년 상하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 이후 중국과 구축해온 친밀한 관계 때문이다.

테슬라는 중국 정부로부터 세금 감면, 값싼 대출, 중국지사에 대한 100% 소유권 확보, 물심양면의 시설 구축 지원 등을 얻어냈다. 다른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이에 힘입어 테슬라는 중국을 미국 외 가장 큰 시장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의 모델 3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 중 하나다.

테슬라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5을 차지한다. 이는 머스크 CEO가 이달 세계 최고 갑부로 등극한 발판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슬라가 어떤 외국계 경쟁업체들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 기술 분야의 핵심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중국지사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다. 중국 최고의 기술 인력을 갖추고 최적의 독창적인 연구개발(R&D)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와 머스크 CEO는 중국 정부에 전적으로 친화적인 모습으로 보답했다. 머스크 CEO는 중국의 인력 양성과 전기차에 대한 야심 찬 계획을 지지해왔다.

테슬라 중국지사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경제 정책 목표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려는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머스크-중국 관계의 지정학적 걸림돌 :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 테슬라와 중국 간의 밀월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미중 관계를 최고로 악화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 물러나지만,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도 강경한 대중정책을 유지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바이든 당선자는 과거 중국에 친화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시 주석을 '깡패'(thug)라고 부르고 중국에 규정 준수를 압박하겠다 말하는 등 바뀐 태도를 보여줘다.

또한 보호주의, 지식재산권 도용, 홍콩과 소수민족 인권탄압 등 중국이 보여준 행태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중국에 반감을 지닌 미국 기업인들이 많다.

머스크 CEO는 미국 내에서 전방위적으로 강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그의 환경친화적 정책은 진보주의자들로부터, 미국 내 제조업 회복 노력은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스페이스X 계획은 미 국방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 강화, 미중 관계 악화 심화, 중국의 핵심 기술 장악 야욕 확대 등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머스크 CEO가 언제까지 중국과의 친화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자국의 대표적인 핵심 기술이 중국과 공유되는 것을 차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중국 역시 테슬라가 자국의 목적에 조금이라도 덜 부합하면 언제든 관용적인 태도를 완화하거나 바꿀 수 있다.

미국의 공공 기업인 앱코 월드와이드의 제임스 맥그리거 중화권 사업부 대표는 "시 주석의 경제 전략은 외국 기업들에는 꽤 좋은 기회지만, 그의 궁극적인 계획은 모든 첨단 기술을 중국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머스크 CEO가 이 점을 명심하고 중국을 상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모델3 첫 양산분 © News1

◇ 테슬라 중국지사의 독자노선 움직임 : 최근 테슬라 중국지사는 중국 방식을 따르기 시작했다. 2019년 중반부터 전면적인 개편이 시작됐다.

이제, 테슬라 중국지사는 미국 본사에 직접 보고하는 독립 부서가 될 길을 걷고 있다. 중국 태생인 톰 주가 지휘를 맡아 이 일을 진행 중이다.

그는 부임 직후 직원들에게 가능하면 중국어로 이메일을 쓰기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대부분의 부서는 그에게만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받았고, 미국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엄격히 제한됐다. 머스크 CEO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낸 하급 직원이 질책을 받기도 했다.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선임 고문인 스콧 케네디는 "중국에서의 테슬라의 존재는 중국 전체의 공급망 발전을 돕기 위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그 선례라며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 경쟁업체들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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