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백종원, 혹평해도 '독설 캐릭터' 아닌 이유 [TV와치]

이해정 2021. 1. 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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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혹평과 일침이 쏟아지지만 그 누구도 백종원을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월 13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을 찾았다.

백종원은 생면국숫집에서 해물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식했다. 이후 해물잔치국수에는 "생면이 아깝다. 사진용이다"라고 평가했고, 비빔국수를 먹은 후에는 "국수가 미끄덩 거린다.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후 미끄덩거리는 원인이 국수에 넣은 닭죽임을 알게 되자 "알았으면 안 먹었을 것"이라고 재차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백종원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말들이다. 하지만 독설 캐릭터로 유명한 연예인들의 얼굴로 대체해보면 말로 칼침을 놓는 듯한 혹독한 혹평이 될 수 있다. 백종원은 아무리 매서운 평가를 내려도 독설 캐릭터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백종원이 '골목식당'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의 선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누구나 잘 아는 외식 사업 전문가이다. 자신의 프랜차이즈 식당들을 지키기 위해 어쩌면 골목 식당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백종원은 골목 식당이 살아야 한다는 강력한 소신을 지켜오고 있다. 경쟁이 아닌 상생의 방법을, 독점이 아닌 공유의 방법을 택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은 지금, 좌절과 위기를 여러 차례 극복한 백종원이 직접 조언을 건네니 이만한 도움이 어디 또 있을까. 백종원의 선의를 알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단순한 시식평 하나로 그를 악역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백종원의 진심이 통하기 때문이다. 첫 시식평 때는 누구보다 정확하게 비판하는 백종원이지만 막상 솔루션이 시작되면 어떻게든 사장님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애쓴다. 솔루션 후 위생 상태를 점검하러 직접 출동하기도 하고, 주방 리모델링을 해주기도 하고, 출근 시간을 체크하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된 '덮죽집' 표절 사태 이후에는 사장님을 직접 찾아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백종원이 성실하지 않은 태도로 임하는 사장님들에게 "그러면 제가 이걸 왜 하냐"라고 울분을 토하는 건 다 이런 이유에서다. 백종원부터 '골목식당'을 방송이 아닌 진심으로 몰입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 백종원의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빌런'이라 부를 만한 문제적 식당이 등장할 때에도 채널을 돌리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백종원이 보여주는 일상적 매력도 그의 호감 이미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백종원은 SBS '맛남의 광장'에서는 동생들에게 요리를 알려주는 든든한 형으로 활약한다. MBC '백파더:요리를 멈추지 마!'에서는 요리를 모르는 초보들에게 차근차근 요리를 가르치는 자상한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백종원이 '골목식당'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모습은 식당을 살리기 위한 열의 때문이지 백종원 개인의 성격은 아니라는 걸 여러 방송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내인 배우 소유진 및 자녀들과 보여주는 가족애도 자연스럽게 노출한 것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인이 됐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골목식당' 사장님들의 마음이 어떠할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지기 때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장님 곁에는 그 길을 먼저 걸어본 백종원이 있다. 백종원은 인정사정없는 독설가가 아니라 돕고 싶은 마음에 한 마디라도 더 얹게 되는 멘토인 것이다.

백종원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잘나가는 사업가로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아도 모자랄 판에 굳이 골목을 돌아다니며 소상공인과 마음을 함께하는 모습이 뜨거운 감동을 준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누구보다 어려울 골목 식당에 손을 내밀고 방법을 나누는 그 모습.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멘토의 이상형이 아닐까. 어려움은 함께 하고 기쁨은 키우고자 하는 백종원의 진심이 매주 수요일 밤, 시청자를 울리고 있다.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캡처)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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