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풀타임 활약' 2부리그 킬, '절대강자' 뮌헨에 승부차기 승리 이변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이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승부차기 끝에 누른 뒤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가장 왼쪽이 이재성,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재성(29)이 풀타임을 소화한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이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홀슈타인 킬은 14일(한국시간) 독일 킬의 홀슈타인-슈타디온에서 열린 뮌헨과 2020~21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32강) 홈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겼다.

이로써 킬은 이 대회 최다 우승팀(20회)이자 최근 11시즌 연속 4강 이상 진출했던 뮌헨의 독주를 저지하면서 포칼 16강에 올랐다.16강전에선 백승호의 소속팀 다름슈타트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재성 대 백승호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전망이다.

반면 뮌헨은 2003~04시즌 당시 2부리그에 있던 알레마니아 아헨에게 8강에서 1-2로 패한 이후 처음으로 포칼에서 하위리그 팀에게 패하는 수모를 맛봤다. 포칼 3회 연속 우승의 바람도 물거품이 됐다.

뮌헨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1부)와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명실상부 ‘절대강자’다. 분데스리가에서는 2012~13시즌부터 무려 8연패를 달리고 있고 이번 시즌 역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올 시즌 킬의 공격을 이끌다시피 하는 이재성의 활약이 돋보였다. 눈과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풀 타임을 소화하며 쟁쟁한 뮌헨 수비진을 위협했다. 심지어 승부차기에선 팀의 4번째 키커로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킬은 전반 14분 뮌헨에 먼저 선제골을 허용했다. 토마스 뮐러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린 공을 킬의 골키퍼 이오아니스 겔리오스가 쳐냈지만 세르주 나브리가 이를 놓치지 않고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느린 화면상으로 뮌헨의 오프사이드인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포칼 32강에는 비디오 판독(VAR)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킬 입장에선 판정을 뒤집을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킬은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37분 야니크 뎀이 뒤에서 길게 올린 크로스를 핀 바르텔스가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뮌헨의 골문을 열었다. 1분 뒤에는 이재성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남겼다.

1-1로 동점으로 전반을 마친 가운데 뮌헨은 후반 2분 르로이 자네의 왼발 프리킥 직접 슈팅으로 다시 동점 균형을 깼다. 리드를 잡은 뮌헨은 핵심 공격수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더글라스 코스타가 교체 투입하며 승리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킬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정규 45분이 끝나고 추가시간도 5분이나 지난 상황에서 요하네스 판 덴 베르크의 크로스를 하우케 발이 헤딩골로 연결했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킬은 연장전에서 뮌헨의 파상 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냈고 경기는 마지막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양 팀은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이재성도 킬의 4번째 키커로 나와 깔끔하게 공을 골문 안에 집어넣었다.

결국 5-5로 맞선 상황에서 6번째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뮌헨의 6번째 키커인 마르크 로카의 슈팅을 겔리오스가 막아냈다. 반면 킬의 6번째 키커 바르텔스는 골을 성공시키면서 킬이 기적 같은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