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싹둑싹둑, 헤어디자이너 안 부럽네
저렴한 커트 가위, 전기이발기 추천
어린이는 아동용 커트 가위가 적당
지난해 4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집에 머물자. 그리고 스타일을 유지하자’(Stay home and keep stylish)는 글과 함께 연인 조지나 로드리게스에게 전기이발기(속칭 바리깡)로 뒷머리 손질을 받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바 있다. 9월에는 배우 송윤아도 집에서 앞머리 ‘셀프 커트’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호날두도, 송윤아도 했던 집에서 커트하기. 못할 게 무어냐. 현업 헤어디자이너들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려주는 셀프 헤어 커트법을 따라 머리 손질에 나선 이가 점차 늘고 있는 요즘, 유용한 영상들과 커트 도구들을 살펴보았다.
전기이발기 어떻게 고를까
오픈마켓 옥션은 지난해 11월20일부터 한달간 판매된 전기이발기 매출이 2019년에 견줘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집에서 이발하려는 이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 시대, 헤어디자이너들의 유튜브 콘텐츠 중 셀프 헤어 커트 노하우가 인기다. 화미주헤어 부산 남구 용호점의 재형 점장은 남자 어린이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과정을 유튜브 ‘화미주헤어’ 채널에 올렸다. 머리카락이 마룻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끝부분이 말려 올라간 어린이용 커트보까지 준비한 세심한 영상은 머리카락 섹션(구역) 나누는 법부터 전기이발기 사용법까지 세세하다.
뒷머리를 짧게 치켜 올려 깎는 상고머리나 앞머리는 길고 귀 옆머리를 짧게 치는 투블록커트 스타일의 쇼트커트를 손질하려면 전기이발기(헤어 클리퍼)가 필요하다. 헤어숍에서 쓰는 전문가용 전기이발기로는 파나소닉 ER-GP80, ER-1511S 모델과 바비온 엑스퍼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높은 절삭력(숱을 치는 양)과 긴 사용시간이 장점이나 가격대가 10만원 이상이다. 역시 숍에서도 이용하는 이발기 중 중 필립스 HC5460는 7만원대로 티타늄 재질의 날을 본체와 분리해 물 세척이 가능하다. 셀프 이발은 욕실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수 제품을 고르는 것이 편하다. 베라스 VC-1000, VC-300이 높은 방수등급(IPX7)을 받았다. 유아나 어린이는 성인용 이발기의 소음과 진동을 두려워해서 미용실에 가면 종종 울음을 터트린다. 유아용 저소음 이발기는 제조사가 측정한 최저 소음이 50~55㏈(db) 정도다. 50㏈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60㏈은 에어컨 실외기 소리에 해당하니, 참고하시라. 노이 ISY-004와 필립스 HC2066 이발기는 저소음에 방수등급 IPX7을 받았다.
주방 가위 vs 미용 가위
셀프 커트 영상 따라 머리카락을 자르려는데, 우리 집 주방 가위는 자꾸 머리카락을 밀어낸다. 고르게 빗질한 선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속이 터진다. 전문가가 쓰는 미용 가위는 수십만원대다. 200만원을 넘는 고가 제품도 있다. 대부분이 일본 제품이지만, 국내 브랜드 ‘디자인두 미용가위’는 해외에도 유명하다. 미용사의 고급 장비를 일반인이 사용할 수 없으니, 집에서 간단히 자를 때 어떤 가위를 써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1만원 이하 가격의 저렴한 미용 가위를 쓰느니 잘 드는 주방 가위가 낫지 않을까? 김활란뮤제네프 김주희 원장이 이 질문에 답한다. “주방용 가위는 많은 양의 무언가를 툭툭 잘라내는 용도라서 민감하고 미세한 모발을 자르기엔 날이 둔탁하다. (저렴해도) 커트용 가위가 가윗날에 머리카락이 밀리지 않고 훨씬 잘 잘린다.”(유튜브 스튜디오 앤드)
얼번스트리트의 정진 원장은 생활용품점이나 드러그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미용 가위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층 없이 직선으로 자르는 일반 커트용 가위와 가윗날 한쪽이 빗살 모양인 틴닝가위(숱가위)가 각각 3000원으로, 시중 미용 가위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본 그는 “일자 가위는 기름칠이 되어있지 않아서 가위를 여닫기에 무겁고 뻑뻑한 감이 있으나 날은 잘 서 있어서 사각사각 잘 잘린다. 하지만 숱을 치는 틴닝가위는 날이 무디고 머리카락이 씹힌다. 여러 번 가위질하다가 머리 길이가 짧아질 수 있어서 추천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유튜브 금손정진쌤)
오픈마켓 쿠팡을 통해 판매된 미용 가위 중, 판매량이 높은 1위(더자카 가정용 미용 가위 세트)와 2위(제스파 아이유 전문가용 미용 가위 4종 세트 ZP224)는 1만원 초반에서 2만원 안쪽으로, 커트 가위와 틴닝가위, 커트 빗, 머리를 고정하는 헤어클립이 포함된 세트 상품이다. 두 제품 모두 구매자 후기가 1000건이 넘고 만족도도 높다. 저가 틴닝가위를 사용해보았더니 머리카락을 많이 집으면 머리카락이 덜 잘린 채로 꺾이거나 뜯기는 불편이 있었다. 이보다 등급이 높은 절삭률을 선택할 수 있는 국산 틴닝가위로 제니스 YES-350이 있다. 4만원 이하로 미용사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사용하는 제품이다.
커트 가위를 사용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있다. 주방용이나 문구용 가위는 날의 중심 부분이 날카롭지만, 커트 가위는 날 전체가 예리하다. 귓바퀴를 다치기 쉬우니 날 끝이 귀를 향하지 않도록 방향을 바꿔가며 자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게 힘들어서 자주 몸을 뒤틀기 때문에 커트 가위 끝부분이 뭉툭하고 둥글게 만들어진 어린이용 안전가위를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커트 가위로 종이나 천을 자르는 등, 머리카락 이외의 용도를 겸해 사용하면 날이 금방 무뎌진다.
작은 손놀림으로 최대 효과, 여자 앞머리 자르는 법
축 처진 앞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친김에 앞머리를 잘라볼까 하고 머리카락을 당겨 자르고 나니 가운데는 길고 이마 양옆은 짧다. 어쩐지 전보다 얼굴 면적이 넓어 보인다. 길이를 맞춘다면서 다듬기를 반복하면 앞머리가 깡충 올라간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차홍 아르더 대표 차홍 원장의 엄지 커트법을 기억하자. 마른 앞머리를 얼굴 중앙으로 모아 잡고 머리카락을 고정한 엄지손가락의 둥근 라인을 따라 역 유(U) 자(∩) 모양으로 자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앞머리 라인이 이마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기 때문에 어색함이 없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자를 앞머리를 엄지로 고정할 때, 나도 모르게 턱을 당겨서 머리카락을 얼굴에서 떨어뜨리기 쉽다. 고개를 곧게 세우고 빗질한 앞머리와 얼굴이 밀착된 상태로 엄지로 고정해야 원하는 길이보다 짧아지거나 층이 나지 않는다. 앞머리가 없는 스타일에서 앞머리를 낼 때는 정수리와 헤어라인(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의 중간지점을 꼭짓점으로 둔 삼각형 모양으로 앞머리를 내 위와 같이 자른다. 이마가 넓거나 긴 얼굴형은 삼각형의 꼭짓점을 기준보다 조금 밑으로 둔다.(유튜브 차홍스타일링)
유선주 객원기자 oozwis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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