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선동' 트럼프, 美 최초 임기 중 두 번째 탄핵안 하원 통과

하원서 찬성 232 반대 197로 탄핵안 가결
'의사당 난입 부추겨' 내란 선동 혐의 적용
공화당 내부에서도 잇단 탄핵 동조 움직임
美 역사상 최초 하원서 탄핵소추 2번 통과

도널드 트럼프대통령./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사태의 책임을 물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고 미 CNN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내란 선동(incitement of insurrection)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6일 친(親) 트럼프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벌인 사건을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겼다고 본 것이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특히 공화당 의원 중에도 1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공화당 서열 3위이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전날 공개적으로 트럼프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중을 불러냈고 이들을 조직했다"며 "미국 대통령의 직책과 헌법 선서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공화당 소속 존 캣코(뉴욕),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프레드 업튼(미시간) 하원의원도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탄핵에는 반대"라면서도 소속 의원들에겐 반대를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백악관은 20명 이상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처리한 것은 지난 2019년 말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초로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대통령이 됐다. CNN은 당시 공화당이 단일 대오로 트럼프를 지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 지도부에서조차 탄핵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종 탄핵 여부는 이후 예정된 상원의 심리와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하원은 이달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전에 상원 심리를 진행하고 신속하게 결론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야 입장이 엇갈려 상원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탄핵안이 신속하게 상원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긴급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반면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긴급회의 소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취임식 전날인 19일에야 상원을 소집하겠다고 했었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전체 의석 100석 중 3분의 2 이상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은 공화당 51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8석, 공석 1석이다. 조지아주(州)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민주당 의원 2명의 임기가 시작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은 동률이 된다. 적어도 17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안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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