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색깔 칠한 KCC, 10년만에 우승도전 순항 중

최민우 입력 2021. 1.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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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전창진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전창진(58)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가 10년 만에 우승도전에 나선다.

이번 시즌 KCC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둔 13일 현재 21승 8패로 치열했던 순위 경쟁에서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회복됐고, 부상과 부진했던 선수들도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84-8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KCC는 10연승을 질주하며 먼저 기분좋게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이했다. 사령탑도 만족할만한 성과다. 전 감독은 13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렇지만 아직 시즌이 반이나 남았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KCC 선수들이 10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군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CC는 두 시즌만에 완전히 팀 컬러가 달라졌다. 전 감독이 추구하는 모션 오펜스가 확실하게 장착된 모습이다. 선수 구성부터 전술에 알맞은 멤버로 채워졌다. 모션 오펜스가 원할하게 이뤄지려면 다섯명의 선수가 쉴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로 인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KCC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코트 위 4명이 빠른 스피드를 갖췄고 드리블 능력도 준수하다. 유현준, 이정현, 정창영, 송교창, 박지훈 등 가드에서부터 포워드진까지 모션 오펜스에 최적화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의 신장이 큰 편이 아니다. 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에 포커스를 맞춘 팀 컬러를 선택했다”며 달라진 KCC의 이유를 밝혔다.
전주 KCC 타일러 데이비스(왼쪽)와 전자랜드 에릭 탐슨이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군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강력한 수비력도 순위 싸움을 뒷받침하고 있다. 원활한 공격을 위해서 탄탄한 수비는 필수다. KCC는 이지스(EGIS. 방패)라는 팀명처럼 이번시즌 최소실점(74.6득점)을 기록 중이다. KCC 수비의 원천은 비시즌기간 체력 훈련 덕이다. 전 감독은 “비시즌 동안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고, 따라와준 덕에 원활히 훈련이 진행됐다. 특히 고참인 이정현이 열심히 해주니 후배선수들도 힘을 내더라”라며 군말 없이 따라와준 선수단에 고맙다고 말했다.
KCC 정창영.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 감독은 선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지도자다. 과거 부산 KT 감독 시절에도 조성민을 국가대표 슈터로 성장시켰고, 원주 TG(현 DB)에서도 김주성을 리그 최고 스타로 길러냈다. KCC에서는 유현준, 정창영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유망주였던 유현준을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잡게 했고, 창원 LG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정창영을 팀 필수자원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인천 전자랜드에서 이적한 김지완도 득점과 어시스트 등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전창진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이 승리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상황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경기 흐름을 파악한 뒤 적재적소에 선수를 투입시킨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도 승리 주역으로 만들어낸다. 지난 10일 전자랜드 전에서도 타일러 데이비스를 투입해 짜릿한 역전승을 쟁취했다. 이날 10연승에 도전했던 KCC는 경기 종료 9.7초를 남겨두고 한 점차 역전을 당했다. 작전타임을 요청한 전 감독은 컨디션이 좋았던 라건아를 빼고, 리바운드 능력이 더 좋은 데이비스를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정현이 레이업슛을 시도했지만 링을 벗어났고, 골밑에 있던 데이비스가 3차례 슛을 시도해 0.6초를 남겨두고 역전을 만들어냈다. 전 감독의 용병술이 10연승을 이끌어낸 순간이었다.

1위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KCC다. 시즌 초반 잇딴 부상자 발생으로 가용인원도 부족했다. 그렇지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극복했다. 중위권 그룹과 경기 차이가 벌어졌지만 안심할 수 없다. 전 감독은 “모두가 우승하고 싶어한다. 팀 분위기도 좋고 결과도 잘 나오고 있어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분명 위기가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그때 최대한 빨리 위기를 끊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승을 다짐했다.

KCC는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2011시즌 이후 우승이 없다. 추승균 감독 체제였던 2015~2016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서 오리온에 분루를 삼켰다. 전 감독이 10년동안 우승에 목말라 있는 KCC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지 궁금해진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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