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웃 전성기 낭비 중인 에인절스, 올해는 다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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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LA 에인절스는 2020시즌 26승 34패, 승률 0.433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 3년 연속 지구 4위에 그쳤고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시즌이었던 만큼 충격도 컸다.

에인절스는 2020시즌을 앞두고 상당한 준비와 투자를 했다. 명장 조 매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FA 시장에서 야수 최대어였던 앤서니 렌던을 7년 2억4,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영입했다. 마이크 트라웃과 렌던, 오타니 쇼헤이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특급 에이스 보강은 없었지만 마운드 역시 투타겸업 오타니의 투수 복귀로 동력을 얻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렌던의 영입은 실패가 아니었지만 그뿐이었다. 몸에 다시 이상을 느끼며 투수 복귀에 실패한 오타니는 타석에서도 부진했다. 투타의 엇박자가 심했고 큰 기대없이 영입한 딜런 번디가 그나마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것이 위안이었다. 결국 에인절스는 2019년과 별로 달라진 것 없는 성적표와 함께 시즌을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얼어붙은 이번 오프시즌 시장 속에서 에인절스는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렌던을 영입한 것처럼 시장을 뒤흔드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안드렐톤 시몬스가 FA로 이탈한 유격수 자리에는 지난해 빼어난 타격을 선보인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영입했다. 이글레시아스는 공수 모두에 재능이 있는 선수. 시몬스급 수비수는 아니지만 에인절스 내야는 충분히 전력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불펜도 보강했다.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전천후 마무리투수인 레이셀 이글레시아스를 영입했고 베테랑 좌완 알렉스 클라우디오와 FA 계약도 맺었다. 두 선수는 에인절스의 불펜 고민을 어느정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주전 야수진은 어느정도 완성이 된 상태다. 트라웃과 조 아델, 저스틴 업튼은 부상만 없다면 외야 세 자리를 맡는다. 내야는 알버트 푸홀스와 데이빗 플레처, 이글레시아스, 렌던이 책임진다. 지난해 생산성을 보인 제러드 월쉬도 있다. 오타니는 부상이 없다면 지명타자 자리를 책임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 고민은 남아있다. 안방과 마운드다. 현재 에인절스는 40인 로스터에 맥스 스태시, 앤서니 벰붐 두 명의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스태시는 지난해 상당한 생산성을 보였지만 아직 162경기 풀타임 주전 포수를 맡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 에인절스는 시카고 컵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만약 콘트레라스를 영입한다면 안방 고민은 해결된다.

더 큰 고민은 마운드다. 불펜의 고민을 어느정도 지웠지만 로테이션이 걱정이다. 선수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지난해 로테이션을 이끈 번디와 그리핀 캐닝, 앤드류 히니는 확실한 선발투수다. 다만 이들과 함께 로테이션을 책임질 재목이 부족하다. 패트릭 산도발, 호세 수아레즈, 하이메 바리아 등의 분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가장 큰 변수인 오타니가 문제다. 오타니가 데뷔시즌 이상의 퍼포먼스를 마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에인절스의 계획이 완성된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에인절스는 FA 시장 선발 최대어인 트레버 바우어에게 큰 관심이 있다. 바우어 역시 에인절스와 계약에 흥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 만약 바우어가 에인절스로 향한다면 에인절스는 확실한 에이스를 얻고 마운드를 대폭 높일 수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현역 최고의 선수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스타인 트라웃은 어느새 에인절스에서 10년을 보냈다. 여름이 되면 트라웃도 30세가 된다. 지난 10년 동안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온 트라웃이지만 '20대 트라웃'과 '30대 트라웃'은 다를 수도 있다. 트라웃과 12년짜리 장기계약을 맺고 렌던과 대형 FA 계약을 맺은 에인절스는 이미 승부수를 던졌다. 더이상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할 수는 없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지구 내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전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역시 전력 누수가 있다. 넘어서지 못할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팀은 없다. 에인절스도 충분히 해볼만한 상황이다.

트라웃은 커리어 동안 단 한 번 밖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과연 에인절스가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트라웃을 가을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마이크 트라웃)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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