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택배 고용 문제 '시끌'.."부당 해고" vs "기사 갑질"
"본사 통해 부당 해고" vs "기사 갑질로 피해 막심"
경동택배 본사에서 전사적으로 공문 내려와
경동택배 부천 소재 J영업소에서 정직원으로 배달 업무를 수행하던 A씨는 1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17일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현재 근무지로 옮기기 전 일했던 부천 소재 K영업소 소장의 앙심으로 본사에서 무언의 압박이 들어와 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경동택배 본사 측은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 내용이 담긴 공문을 내려 해당 사건을 수습하려는 모양새다.
◇"경동 택배 본사로부터 억울하게 부당 해고를 당했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경동택배 부천 소재 K영업소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B부소장과 근로계약 당시 업무 5년차인 경력을 인정받아 일반적으로 한 명의 택배 기사가 하루 평균 70~80건 맡는 화물 택배 운송을 90~100건 담당하기로 할당받았다. 다른 근로자들보다 더 받기로 약속한 것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로 물량이 급증한 10월 초. 담당해야 했던 택배는 하루 140건에 달했으며 추가적인 임금 지불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늘어난 140건의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 밥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배송을 완료했지만 계약과 다른 업무량에 열악한 근무 환경도 개선해주지 않았다"며 이 점을 고려해 퇴직 의사를 전달했고 이후 이직을 결심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경동택배 J영업소로 직장을 옮겼지만, 해당 영업소에서 근무한 지 한 달 밖에 안된 시점에서 갑작스레 퇴직을 통보받았다. A씨는 자신이 이전에 근무했던 소장의 입김으로 본사와 함께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보다 급여를 50만원 더 주는 조건으로 A씨를 채용했지만, 추석 연휴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자 A씨가 돌연 연락을 끊었다는 것. 배정된 물량이 하루 평균 80~100건이었지만, 평일에는 수량이 미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일정 건수가 넘으면 용차를 불러 물량을 조율했어야 한다. 결국 140건 이상씩 8일 연속으로 배송을 소화했고 견디다 못해 전부터 그만두겠다고 여러차례 말을 꺼냈다"고 강조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도 A씨의 주장을 옹호했다. 택배 기사 C씨는 "4~5년차 경력이어도 크고 무거운 화물 택배를 평소 60개씩 배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하루에 140건의 물량을 옮기라는 건 살인적인 업무량"이라고 밝혔다.
A씨의 주장에 영업소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K영업소 B부소장은 "추석인 명절에는 업무를 할 수가 없어 연휴가 지나고 물량이 몰린 것일 뿐, 평균적으로 계산을 했을 때 근로계약서상 약속된 물량을 어긴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절 물량이 급증한 만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열흘간 휴무를 허락하기도 했다"면서 "어디까지 배려를 해줘야 하나"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A씨가 평소 고객 응대에 있어 불만 접수가 잦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문제가 많았지만 회사에서 수습했다"며 "택배 기사 고용이 쉽지 않아 그만두게 될까 눈치 보면서 달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본사와 조율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하던 기사가 무단 결근을 해서 영업소 대책 마련을 위해 대화를 나눈 부분은 있었다"면서 부당해고나 갑질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후 A씨가 근무한 J영업소의 대표 D씨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에 문제가 많았는데 잘 정리하지 않았고, 바로 옆 영업소로 취업해 우리 쪽 입장이 곤란해졌다고 하소연만 했지 퇴사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영업비밀보호법이란 제도가 있어서 각 지점마다 영업 비밀이 있기에 같은 지역구 지점을 옮겨 다니는 것은 상도의(상업 활동에서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경동택배는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에 대한 공문을 내렸다.
공문에 따르면 영업소간 배달기사 채용 마찰 방지를 위해서라도 전국영업소는 기사 채용시 동사영업소 근무경험을 반드시 확인, 상도의에 위배되지 않고 동사의 거래처를 고의적으로 탈취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하라고 명시했다.
현재 실업 상태인 A씨는 "해당 공문과 관련해 경동택배 본사와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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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민희 기자] ymh1846@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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