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만 피하자? 정인이 양부모 측 "때렸지만 사망 고의성 없다"
16개월 영아가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에서 검찰이 양모의 공소사실로 살인죄를 추가 적용했다. 양부모 측은 아동학대와 방임은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하지 않았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살인죄 추가 적용과 관련해 "추가로 확보된 전문가 의견과 피고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 등을 종합해 검토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살인의 고의 여부는 사망에 이른 외력뿐 아니라 피고인의 통합심리분석에서 나타난 학대의 전체적인 경위,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친딸의 성장과정에서 정서적 유대 관계를 기르기 위해 정인양을 입양했다. 이후 지난해 5, 7, 9월에 걸쳐 주변인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이어지자 피해자에 대한 짜증과 불만이 커져 폭행과 학대에 저질렀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장씨는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이어와 피해자에게 후두부, 왼쪽 쇄골, 양쪽 갈비뼈, 오른쪽 팔뼈, 왼쪽 어깨뼈, 오른쪽 대퇴골 등 전신에 발생시기가 다른 골절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5회에 걸친 정서적 학대와 15회에 걸쳐 피해자를 혼자 있게 한 상습 유기한 사실도 있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3일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양 팔을 잡아 휘두르다 떨어뜨렸고 팔꿈치 탈골,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양부 안모씨(38)는 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이 진행되는 약 한시간 동안 양모 장씨와 양부 안씨는 대화를 나누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장씨는 신상정보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울먹이면서 간신히 "네"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에서 양모 측 변호사는 "일부 갈비뼈 골절과 아동학대 방임 및 유기에 대해서는 공소사실 일부를 인정한다"라며 "항시 밀착해 생활해야 하지만 피해자를 혼자 있게 해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 했다는 아동학대 방임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망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변호인은 "훈육의 방법으로 수차례 때린 것은 맞지만 피해자의 소장과 대장이 찢어지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떨어뜨렸지만 췌장이 끊어질 정도의 힘을 가한 적은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양부는 무릎에 피해자를 앉게 하고 빠르고 강하게 박수를 치게하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것과 피해자를 혼자 있게 해 방임한 사실은 인정한다"라면서도 "피해자를 웃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양모의 양육 방식을 믿었던 것이지 일부러 방임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남부지법 앞은 분노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재판 도중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이하 협회) 대표가 시민들 사이를 지나며 "검사가 살인죄로 기소를 했다"라고 소리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몇몇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재판이었던 만큼 당일 아침부터 1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법원 앞을 채웠다. 양부 안씨는 전날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하고도 재판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재판이 끝나고 양모 장모씨가 법정을 빠져나가려하자 방청하던 한 시민은 "이 악마같은 X아! 율하(입양 후 이름)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양부와 변호인이 법정을 빠져나갈 때는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면서 법원 복도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법원 경위와 질서 유지를 위해 온 경찰 십여명이 시민들 사이 길을 만들어 간신히 피고인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왜 피고인을 보호하고 시민들을 죄인 취급하느냐"라며 고성을 질렀다.
법원 정문 앞에서도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며 양부 안씨가 탄 차량을 손으로 가격하거나 막아섰다. 안씨는 시민들과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양모 장씨를 태운 호송차가 법원 밖을 빠져나갈 때도 많은 시민들이 차를 막아서거나 눈뭉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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