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코로나 최대 이익 본 정권부터 토해내라”

이동훈 논설위원 2021. 1. 1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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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창궐한 작년 이래 전 세계 101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졌다고 한다. 정치학자들은 선거 결과와 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일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선거 공식’이다. 코로나 대응이 잘된 뉴질랜드·대만·싱가포르 등에서 집권당이 승리했다. 반면 미국·프랑스 집권당은 패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실패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 대처가 미흡했던 게 컸다.

/일러스트

▶한국은 대표적 전자 사례라고 한다. 작년 4월 총선 다음 날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여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한다. 정부는 초창기 대처에 실패했지만, 미국·유럽의 대처가 실패하면서 도리어 각광받았다. 정권 실정은 코로나에 덮였고 여당이 승리해야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는 ‘국기 결집 효과’까지 나타났다. 코로나 명분으로 유권자에게 돈봉투까지 쥐여줄 수 있었다.

▶ 정부 대응에 평가할 점이 있다 해도, 절대적인 공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철저히 한 국민에게 돌려야 한다. 그러나 총선 일정이 코로나 대응 그래프가 정점을 찍는 시점에 맞춰지면서 여당은 대승할 수 있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부동산 파동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던 작년 여름, 코로나 2차 확산 사태가 터졌다. 정권은 그 책임을 보수단체에 돌렸고 지지율이 반등했다. 경제 실정은 코로나로 세계경제가 엉망이 되면서 가려졌다. 코로나는 이 정권의 ‘도깨비방망이’였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도체·가전 호황을 누린 대기업이나 플랫폼·비대면 기업들의 이익을 떼내 피해 업종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러자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댓글들이 이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가장 큰 혜택을 본 집단은 정권과 민주당이니 너희 월급부터 내놓아라” “의석 100석 내놓고 재선거하는 게 어떠냐” “코로나 덕에 당선된 의원 월급 70%를 환수하자” “정권이 본 이익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다. 얼마 내놓을래?”

▶정권은 그동안 이익 공유는 고사하고 철저하게 독식했다.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공수처법을 입맛대로 고쳐 단독 처리했다. 국가 기본틀이 되는 법안을 맘대로 고쳤다. 야당에 내역도 보여주지 않고 예산을 넘겼다. 장관 청문회는 무시하기 일쑤다. 코로나로 이익을 가장 많이 본 정권과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독주·폭주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힘들게 실적을 낸 기업들을 향해 번 돈을 토해내라고 한다. 참으로 염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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