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내연기관 공장 3곳 폐쇄.. GM "5년내 전기차 30종 생산"

류정 기자 입력 2021. 1. 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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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혁신시계 빨라진다
메리 배라 GM 회장이 12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1’ 기조연설 중 자사의 새 로고를 소개하고 있다. /GM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브라질에 있는 공장 3곳을 모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창업자 헨리 포드가 브라질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세운 지 딱 100년 만이다. 모두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곳으로, 포드는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절감한 13조원을 전기차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 날인 12일(현지 시각)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GM은 세계 최대 IT쇼(CES)에서 “2025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해 30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GM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철의 여인’ 메리 배라 회장은 CES 기조연설에 나서 “가솔린과 디젤 차에 의존했던 전세계가 완전 전동화의 미래로 전환될 것”이라며 “그 변화를 GM이 이끌겠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한다. 2008년 개발돼 작년 세대 변경을 거친 R엔진(제네시스 GV80 탑재)이 현대차의 마지막 디젤 엔진으로 기록된다. 1885년 카를 벤츠가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지 136년 만인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역사에 새 페이지가 시작되고 있다.

GM의 수직 이착륙기와 캐딜락 전기차.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하고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GM은 지난 12일 CES2021서 수직 이착륙 비행체 콘셉트 ‘VTOL’(왼쪽 사진)과 전기 자율주행차 콘셉트 ‘캐딜락 헤일로’를 소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GM, 50년 만에 로고 바꾸고 “배출 가스 0” 목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판매 1위인 GM의 이날 선언은 자동차 혁신 시계를 빠르게 돌릴 것으로 보인다. GM은 CES에서 50년 만에 바뀐 로고를 공개하면서 ‘gm’의 ‘m’은 전기 플러그를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회장은 이날 “탄소 배출, 교통사고, 교통 체증 없는 ‘3 제로(zero)’ 회사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가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세단부터 트럭까지, 3만달러부터 10만달러까지 모든 차종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미국·중국 등에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고 했다. 이는 전기차 1위 테슬라가 지난해 달성한 50만대의 2배, GM의 연간 판매량(2019년 770만대)의 13%다. GM은 또 물류·배송 현장에 전기차를 투입하는 사업 ‘브라이트 드롭’을 시작하고, 연내에 세계 3대 물류기업인 페덱스에 전기밴 5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GM은 이날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수직이착륙 비행체인 ‘VTOL’도 공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는 1인 드론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는 13일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새 전기차 아이오닉 5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탈내연기관 가속화

탈(脫)내연기관은 완성차 업계에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유럽 등 전세계 탄소 배출 규제가 올해부터 본격 강화되고, 전 세계 주요 정부·지자체들이 내연기관차의 통행을 불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역사’ 그 자체로 불리는 벤츠도 이미 2019년 “20년 뒤엔 내연기관 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폴크스바겐도 2018년 “2026년부터 새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2040년부터는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고, 스웨덴 볼보는 아예 2019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2025년부터 완전 내연기관차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했다.

◇코로나가 기름 부은 구조조정

전기차 전환에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겹치며 업계의 구조조정은 가속화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수석연구원은 “완성차 회사들은 지금 이 상황을 전기차로 방향을 선회하며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폴크스바겐과 도요타, GM, 르노닛산, 현대차 등 글로벌 5위권 완성차 업체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할 것이며, 이 바람이 부품사까지 영향을 미쳐 2024년까지 대량 해고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또 완성차 업체 직원 1명이 일자리를 잃을 때, 협력 업체는 3.5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분석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1만9000개로 3만개의 내연기관차보다 37% 적다.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이미 독일 BMW는 지난해 6월 정규직 6000명을 줄이고, 계약직 1만명을 고용 연장하지 않는 감축안을 내놨고,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2019년 말 “2022년까지 최대 1만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독일 정부 산하 싱크탱크는 전기차 전환으로 2030년까지 자동차 제조업 종사자 절반에 달하는 41만명이 해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도요타는 지난해 4월 북미 공장서 5000명을 해고했다. 닛산도 같은 달 전 세계에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인 2만명을 일시 해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업계도 빠르게 전기차에 맞춰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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