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有機體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입력 2021. 1. 14. 03:04 수정 2023. 11. 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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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4보>(43~51)白 신민준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4보>(43~51)=박정환 2위, 신민준 3위. 이 대국 당시 두 기사의 국내 랭킹이다. 2위와 3위만큼 첨예한 ‘긴장 관계’가 또 있을까. 신진서에게 내준 1위 탈환의 의지를 불사르고 있는 박정환, 2위를 디딤돌 삼아 최정상까지 진격하려는 신민준 모두에게 서로는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다. 더욱이 이 판엔 국제 대회 결승 티켓이란 양보 못 할 전리품까지 걸려있다.

백이 △로 붙여간 장면. 곧바로 49에 젖혀 움직이는 것은 백세가 워낙 깊어 무리다. 참고도가 하나의 예로, 13까지 성공인 듯 싶지만 14로 끊기면 얻은 게 없다. 그러나 앞서 흑이 ▲로 뛰어들었던 의미가 여기서 드러난다. 43 이하 47로 패를 만들고, 하변을 팻감 공장으로 이용하자는 전략이다. 고수들의 반상(盤上) 바둑돌들은 구석구석 피가 돌고 신경이 연결된 한 몸 유기체다.

49의 팻감을 외면하고 50으로 때려낸 결단이 호평받았다. 51까지의 바꿔치기를 통해 백이 얻은 것은 좌상 일대의 광활한 실리와 부유물처럼 떠 있던 백 3점의 안정이다. 흑은 그 대가로 하변 백진을 대파하면서 좌하 백돌의 곤마화에 성공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와중에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본 쪽은 백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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