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145억 현금도난… 제주 시내서 40억, 다른 금고서 81억 나왔다

제주/오재용 기자 2021. 1.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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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女용의자 관련 장소서 발견
81억, 원래 中회장 투자금일수도
경찰, 공범 추정 중국계 남성 추적

1100여개 감시카메라를 뚫고 290㎏에 달하는 5만원권 현금 145억원이 사라진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비밀 금고에서 81억원 돈뭉치가 발견돼 경찰이 돈의 출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카지노 측이 “금고에 보관하던 145억원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같은 장소에 있던 다른 금고에서 현금 81억원이 발견된 것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도경찰청은 최근 랜딩카지노 ‘물품 보관소’ 금고에서 81억5000만원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물품 보관소는 환전소 공식 금고가 아닌 50여㎡(약 15평) 규모의 비밀 공간으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금고 수십 개가 있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국적의 여성 자금 담당 임원 A(55)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뒤 이 물품 보관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금고에 보관된 81억5000만원을 발견했다. 카지노 측은 지난 4일 145억6000만원이 사라졌다고 신고할 당시 이번에 발견된 돈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금을 발견한 금고는 열쇠 2개를 동시에 작동해야 열리는 특수 금고다. 회사가 관리하던 금고 열쇠는 여러 개로, A씨를 포함해 자금 담당 임직원 등이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81억원이 사라진 돈의 일부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금에 기록된 일련번호를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랜딩카지노 모(母)기업인 홍콩 란딩인터내셔널은 2018년 3월 카지노 개장 당시 국내 한 은행에서 5만원짜리 신권으로 300억원을 찾아 물품 보관소에 보관해 왔다. 투자금 명목으로 한국에 들여온 돈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이 발견한 81억원이 이 투자금의 일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A씨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제주 시내 모처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현금은 4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돈이 카지노에서 사라진 현금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A씨 거주지도 조사했지만 현금을 발견하지 못했다.

A씨는 신화월드 사업을 추진한 중국 란딩(藍鼎)그룹 양즈후이(仰智慧) 회장 측이 직접 파견한 인사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연말 해외로 휴가를 떠난 이후 종적을 감췄다.

제주 시내에서 발견된 수십억원이 카지노에서 도난당한 돈이 맞는다면, 그물망처럼 촘촘한 고성능 감시 카메라를 어떻게 뚫고 빼돌렸는지 의문이 남는다. 5만원권 지폐 1장 무게는 0.97g으로, 카지노 외부에서 발견된 40억원이라면 77.6㎏에 달한다. 경찰은 중국계 남성 B씨를 A씨의 공범으로 보고, 국내에 체류 중인 B씨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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